8시 10분, 이제서야 등교를 마친 로빈이 자신의 책상을 내려다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또 카페라떼! 옆엔 편지지도 있다. 그래, 이젠 안 봐도 뻔하지.
'줄리안 퀸타르트' 라고 약간은 휘갈겨진 글씨체를 보고 제 자리에 털썩 주저 앉은 로빈이다.
근 일년간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며 좋아하는 걸 묻는 줄리안에게 무심히 커피라고 대답한 본인의 잘못이었다.
이제 그만 하라고 말한지도 삼개월 쯤 되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도무지 그만 둘 생각을 않아서 문제인 것이다.
나 사실 커피 안 좋아한단 말이야.
로빈이 고민으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쥔 채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이자 앞자리 장위안이 말을 걸었다.
"로빈, 뭐 안 좋은일 있어?"
"아아, 아니예요. 장위안, 혹시 줄리안 아침에 몇 시에 오는지 아세요?"
"글쎄요. 아마 7시 40분쯤 올 걸요?"
요근래 커피 놓는 것을 한 번도 목격하지 못 했던 이유를 드디어 알았다.
그렇게 일찍 온 적 없었으면서 왜 커피하나 때문에 일찍 오는걸까.
아니, 사실 답은 알고 있었다. 부정하고 싶을 뿐이지.
시간을 알려준 장위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시간표를 확인한 로빈이 다시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2학년 4반, 줄리안의 반이었다. 자기 자리도 아닌데 맨 앞에 앉아서 따가운 시선을 쫑쫑 쏘아대는 그 애를 어쩌면 좋을까.
1교시를 알리는 종이 힘차게 울리고 2학년 4반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조금 무겁다.
싫지는 않은데- 부담스럽단 말이지. 정신 차려 로빈 데이아나, 그 앤 아직 어려
얼굴을 두어 번 탁탁 치고 교실 문을 열고 활기차게 들어갔다.
"Bien le bonjour!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bonjour monsieur! 안녕하세요 선생님"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섞인 탓에 외국어 수업은 각자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불어 수업을 듣는 학생 대부분이 유럽권이 아닌 국가의 학생들이었지만 (대부분 한국학생들이다.) 특이하게도 줄리안은 자신의 모국어인 불어를 택했다.
이유는 뭐, 뻔하지 않은가. 출석표를 펴고 출석 확인을 하는 로빈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줄리안이다.
"정상인"
"네"
"줄리안 퀸타르트"
"네, 선생님 오늘도 잘생기셨네요."
싱글벙글 웃으며 농담을 건네는 줄리안의 모습에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고맙다 줄리안, 너도 단정하구나.
로빈이 말을 끝내자마자 줄리안은 헤헤 웃으며 옆 짝에게 자신에게 칭찬을 해 주셨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려 교과서를 펼쳤다. 교과서를 넘기던 중 발견한 오늘 진도를 나가야 할 부분에 해 놓은 표시가 이상했다.
'2학년 4반' 이라고 써 있는 글자 밑에 한 마디가 더 적혀있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세요. 좋아해요 로빈'
선생님이란 글자는 어디다가 빼먹은건지, 어린 애 특유의 당당함이 귀여워서 그냥 웃었다.
'웃었다! 웃었다!'
줄리안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귀여워 미치겠다. 줄리안은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교과서를 펼쳤다.
너무 쉬운 내용이라 사실은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됐지만 선생님이 로빈이었기에 그 누구보다 수업에 열정적인 줄리안이다.
시간이 너무나 빨리 가는 탓에 어느새 일교시 수업이 끝났다. 아쉬운 표정이 역력한 채로 작별인사를 마친 줄리안이 로빈을 쫓아갔다.
"제가 들어드릴게요."
노트북을 재빨리 낚아채 교무실로 가는 길을 동행하는 줄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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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ㅇ..하..내일 학교가야 해서 이만 써야할 것 같아요 짧아서 미안해요 독자님들 알랍!ㅎㅎㅎ
쥬뗌ㅁ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