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누구지'
이 와중에 떠오르는 그 남자의 얼굴에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곧 식사를 차리러 주방으로 들어가는 경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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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그렇게 면 요리를 좋아하던 경수였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인은 밥심! 을 외치며 밥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누구때문이더라.."
단촐하게 차린 식탁에서 밥그릇을 유심히 쳐다보다 내뱉은 한마디였다
'아아 안먹을끄야-'
'이거 안 먹으면 아이스크림 안 사 줄꺼야 정말 안먹을꺼야?'
'..힝'
'아유- 우리 경수 착하다'
어린 시절의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밥을 다 먹고 싱크대에 넣고는 오렌지 주스를 꺼내 따르다가
"아. 이건 또 언제부터 였지"
중학생, 변백현과 만났을 때였을까
'오렌지 주스 좋아해?'
짝지가 되어 어색했던 백현이 건넨 말이었다
'아니. 포도주스가 좋아'
상대가 민망하게도 이렇게 단호히 대답했더랬지
자꾸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에 푸스스- 웃음을 흘리며 마시던 오렌지 주스 컵 까지 담그고는 설거지를 시작했다
딩동-
'경수야, 6시 쯤 시간있어?'
'네, 형. 그런데 왜요?'
'친구가 연극한다고 티켓을 주네. 안되면 말구'
'아 좋아요.ㅎㅎ 그런데 여자친구 없어요? 남자랑ㅋㅋ'
'하.. 안 볼꺼야 그래서?'
'대학로로 나가면 돼요?ㅎㅎ'
'응. 6시 시작이니까 조금 더 빨리 만나자. 저녁도 먹고'
'네ㅎㅎ. 좀 있다 뵈요'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그것도 좀 늦게- 만난 형이었다
군대까지 다녀온 4학년 형이면 뭐 말 다했지
그러니까 내가 2학년 때 3학년이었던 형이었다
그리고는 군대로 슝- 사라져 버렸다지
별로 친해질만한 계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앞 주점에서 매일 부어라 마셔라 함께했던 형이었다
'경수야'
'저 이번시간 3시면 끝나요'
'그럼 8시에 만나'
'왜 그렇게 늦어요'
'나 바빠'
그러니까 이름만 부르면 술 마시자는 뜻이었던
아 그래서 아직 우리가 솔로인가
"아 씁쓸하네"
또 한 번 씁쓸함을 느끼고는 샤워를 하고 나와 소파 위에 털썩 앉았다
"겨우 두 시 삼십 분.."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며 한 손 으로는 디비디를 고르다가
'아마데우스'
툭- 그 순간 수건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아이 뭐야"
수건을 빨래함에 넣어 놓고는 돌아와서 짧은 영화 한 편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아마데우스...?'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지 못했다
스무 번? 서른 번도 더 봤을 것이다
살리에리의 대사는 외울 정도였고, 모차르트의 음악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것 같다
그런데 알 수 없는 그 감정은 뭐였냔말이다
"아 몰라몰라. 복잡해"
옷을 갈아입고는 곧 집 밖으로 향하는 경수였다
'준면이 형도 꽤 오랜만에 만나네'
오랜만에 술이나 한 잔 할까 생각하는 경수였다
앙대.....갈수록 망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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