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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영원히 피해자로 남는다. 피해자에게 승리란 없었다. 처음 받은 상처들은 치유되지 않으므로. 

 

우리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인데 어째서 이렇게 돼버렸을까. 끝없이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나를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 한없이 파고들어 스스로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된 것이었으면 어떡하지? 나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였던건가? 

 

나를 좀먹는 생각들에게서 벗어나기까지 한참이나 걸렸다. 정신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 대인기피증에 집에서 벗어나질 못했었다. 내가 믿던 사람들이 나를 비난한다면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그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정상이 되었을 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다. 억만금을 준다 하더라도 바꾸지 않는다던 나의 이십대는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나는 혼자서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루하루 나의 지지대가 되었던 우울증약도 끊고 혼자 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세상 곳곳에 남은 그 일의 흔적들은 아직도 나를 괴롭혔다. 

 

너와 나는 같은 일을 하며 같은 꿈을 꾸며 그렇게 함께 웃었었다. 나는 네가 나와 같은 직종이라는게 정말로 기뻤다. 그래, 그때는 기뻤었다. 하지만 지금은 악몽같았다. 내가 사랑하는 내 일, 내 업무. 그 모든 것에 네가 묻어있었으며 내가 죽어갈 때 더욱 성장한 너로인해 내가 있을 곳은 발바닥 하나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좁아져있었다. 

 

그 속에서 너와 함께 승승장구하던 그 시절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종종 나를 찾아주었다. 고마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배신, 갑의 횡포였다. 세상이 많이 변해버렸다. 

 

나는 그 벗어날 수 없는 늪에서 악착같이 버텼다. 다시 그 지옥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래, 이렇게 버티다보면 괜찮아지겠지. 응, 괜찮아질거야.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나는 너 때문에 내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이제 네 위로 한꺼풀의 흙을 덮을 것이다. 그래도 안되면 한꺼풀 더. 그렇게 계속, 네가 내 마음속에서 튀어오르지 않도록 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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