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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온 주위가 부서질 듯 새하얗게 되었을 때, 내가 딛는 자리마다 검은 자국이 꾹꾹 새겨졌다.

그것은 마치 검은 것이 자기를 알아달라는 듯 몸부림치는 것 같아서, 나는 발을 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닿는 자리마다 새까맣게 물들었다. 딛으면 딛을 수록 새하얀 것이 새까맣게 물들 줄을 알면서도, 나는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내가 온종일을 머무른 너에게서 내가 잊혀진다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002

온 주위가 사라진 듯 새까맣게 되었을 때, 내가 딛는 자리에는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너에게서 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나는 발을 떼어 낼 수가 없었다.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에게서 날 완전히 잊게하는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내가 딛는 자리에는 검은 자국이 새겨졌다. 어째서인지, 아무런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는 너에게서 완전히 잊혀졌다. 너에게서 나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003

마치 검은 땅 위, 검은 발자국 이었다. 나는 너에게 스며들었지만,

너는 나를 발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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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필체 너무 좋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필체에 내용도 진짜 소름 돋게 좋다 특히 마지막 짙은 회색으로 적혀있는 '너는 나를 발견할 수 없다' 이거 보고 소름 돋았어... 내용에 맞게 검은 배경에 그에 묻힌 듯한 색으로 덮인 글자까지 정말 잘 쓰는 것 같아 좋은 글 고마워
9년 전
대표 사진
글쓴이
글을 쓰는 연습 많이 하고있어 아직은 겨우 경수필 정도도 쓰지 못하지만.. 마지막에 너는 나를 발견할 수 없다 너는 알아봐 주었구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볼게 고마워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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