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헤메이던 시선이 언제나 닿고 싶은 곳으로 향했다. 두 개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렇게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먼저 눈을 피한건 내 쪽이었다. 아무런 감정없는 까만 눈동자를 보니 점점 커져가는 내 마음이 부끄러워졌기 때문이다.
저 아이는 나한테 아무 생각 없다는 듯이 쳐다보, 나만 그런 것 같아서. 이런 상황이 거듭될수록 부끄러운 마음이 커져갔다.
기울어진 마음은 되돌려지지 않았다. 쟤는 날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쟬 왜 좋아해? 모순된 감정들이 마음 속을 제멋대로 부유했다.
그런데, 먼저 내게 시선을 둔 건 너잖아.
아니야?
내가 널 볼 때 넌 항상 날 보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