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찰랑이는 머릿결을 그냥 한 번 묶어봤다 그다지 예쁘지 않은 목선을 훑어내리는 바람결이 시원하기도 했고,영화에 나오는 여배우 같은 소박함을 닮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그다지 예쁘지 않고 그다지 특별하지도 않은 나는 너무나 새롭고 행복한 오늘의 날씨에 잠깐 청바지를 세탁기에 넣을 생각으로 보도블럭에 주저 앉아 햇빛을 맞았다. 바르지 않은 선크림 생각과 새로 산 청바지가 걱정되었지만 춥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 날씨는 너무나 새로웠다 공부를 잘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고 착하지도 않은 나 앞으로는 무엇이 될까 불안하고 두렵고 내일의 숙제가 하기 귀찮지만 사실 나는 그래도 괜찮다 46억년 지구의 봄날이 늘 그래왔던 것이듯, 풋풋한 너의 청춘은 봄날처럼 개운해야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너는 가랑비가 내려도,잠시 햇빛이 더 내려앉아도 봄이라는 계절이 전제가 되어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름도 오고,겨울도 올테지만 지금은 아직 봄날이니 모든 것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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