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사실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 31일은 그렇게 특별한 날도 아니다. 12월 31일이다! 해서 하늘이 새하얘지거나 막 보랏빛을 띠는 것도 아니고, 구름이 잔뜩 껴서 눈이나 비 대신에 사탕이 내리거나 하지도 않고, 태양이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냥, 그 많은 날들 중에, 365일이라는 긴 시간 중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을 뿐이다. 그냥 누가 야, 오늘 12월 31일이래. 라고 귀띔해주지 않는다면 그냥 모르고 지나쳐갈 평범한 하루라고. 어, 물론 달라지는건 있지. 나의 마음가짐..이라던가? 12월 31일이 되면 눈을 뜨자마자 자동적으로 지난 한 해의 나의 불찰과 과오를 돌아보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고해성사 시간이네. 그렇게 해서 생각해보면 후회되는 일이 많다. 아, 내가 조금만 더 공부했다면. 아, 내가 조금만 더 운동했더라면. 아, 내가 조금만 더 연습을 열심히 했다면. 아, 내가 그 때 그런 말만 꺼내지 않았어도. 아, 내가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됐을텐데! 근데,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내용이지? 잘 생각해보면 나나, 지금 이 글을 보고 있을 여러분이나 똑같이 이런 일을 작년 이맘때에도 반복했을거란거다. 정말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거,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딱 일년 동안만! 이런 후회로 괴로웠다. 라는 사람이 있다면 모두 그 사람을 본받도록 하자. 딱 일년만 이런저런 후회로 가득하고 그 이후로는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는 증거니까. 솔직히 이야기해보자. 우리는 살면서 후회라는 행동을 너무나도 많이 한다. 사소한 결정들에도 당연히 후회가 붙어다닌다. 예를 들면 점심 메뉴를 고민하던 중 결국엔 파스타를 먹으러 갔는데 주문하고 나서 건너편에 보이는 삼겹살 집 간판을 보며 아, 저거 먹을걸! 하고 후회를 한다거나.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악세사리나, 화장품을 보자마자 홧김에 질렀는데, 사실 필요도 없는 것이어서 내가 이걸 안 샀으면 다른 곳에다 더 유용하게 썼을텐데. 라는 후회 같은거 말이다. 이 얘기에 공감이 안 가면 지금 당장 이 글을 그만 읽어도 좋다. 하지만 내가 딱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이다.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365일이 모두 끝나면 다음은 무엇인가? 다시 365일이다. 365일째가 지나면 다음 365일을 향해 1일째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후회가 된다면 모든 걸 지워버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인생은 하나의 원이다. 우리는 이 원을 계속 도는 햄스터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 원이 돌고 돌아 어디로 향하는지는 여러분들이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급해할 필요 없다. 앞으로 당신들에겐 364일하고도 몇십번의 365일이 남아있지 않은가? 물론 그 365일이 지나면서 바뀌는 것들도 많고 많은 사건들이 발생할 것이다. 심지어는 모든걸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 수도 있다. 근데, 조금만 생각을 비틀면 새로운게 보인다 했던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이미 365일을 몇십번이고 더 돌아왔다. 여러분들이 후회하고, 더이상 보내기 싫은 365일을, 여러분들이 모르는 사이에 몇십번도 더 돌아왔다. 열번만 돌아도 3650일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아닌 이상 3650이라는 숫자가 정말 크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라면은 3650은 거뜬히 넘어갈 것임이 분명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다. 우리는 이제와서 포기하기엔 너무 많은 원을 돌았고, 그 길을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당신이 개척한 길이니까. 무언가 좋게 만들고 싶다면, 앞으로의 원을, 앞으로의 365일을 돌리고 돌려 당신이 원하는 길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벌써 365일이 지나갔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너무 후회하지도 말아라. 오늘은 365일이라는 긴 시간을 시작하는 1일이고, 우리에겐 한 번도, 열 번도 아닌, 수십번의 365일이 남아있으니까. ** 워우...뭔가 오글오글..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생각나서 한번 써봤슴다 그냥 가볍게 읽어주고만 가세요 ㅋㅋㅋ 인스티즈의 모든 회원분들 그리고 글잡담의 모든 작가님들, 독자님들 을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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