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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엉 전체글ll조회 302
관심 그만 받기를 설정한 글입니다

군대갔다오고 복학하니 벌써 나이는 스물 셋,

여자친구도없고 딱히 친한친구도없어서 복학하니 정말 인터넷에 나오는 그대로 아싸의 길을 걷고 있는중이였다.


단지, 반환점이 있다면 내가 길거리에서 나를 봤다는 그 사실이 내가 지금 이 이야기를 하게 되는 시발점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있다는것이, 그리고 이 글을 믿을지 안믿을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난 이 경험을 통해 참 많은걸 깨달았다고 말하고 싶다.


난 남고를 나왔지만 우리 남고는 바로앞에 여고가 있다. 언제는 페북에도 복받은 학교라며 떴었지만, 될놈될 안될놈안될이다.

난 고등학교 다니는내내 여자친구는 커녕 동성친구도 별로 없이 지냈다.


가장 친한친구가 있었지만, 그 친구는 고등학교 3학년때 수능을 보고 내 곁을 영영 떠나갔다.

참으로 아쉽지 않을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유일한 친구가 고작 수능이라는 시험때문에 나를 떠나갔다는게 화도나고 야속하다.


그렇게 그 친구를 곱씹어가며 무의미한 대학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내가 나온 고등학교를 지나치고 있었다.

시간은 10시가 좀 넘은시간이였는데, 애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시험기간이였던것같다.


아직도 달라지지 않은 교복, 여고생과 남고생이 한데 섞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참으로 예쁜 광경이다.

마치 청춘영화에나 나올법한 학교의 위치다. 오랜만에 버스나 타볼까 하다가 옛날 스마트폰이되버린 갤럭시S2만 내 주머니에 있다는걸 깨닫고는

그냥 터덜터덜 학생들 사이를 걷는중이였다. 


"형준아~ 시험잘봤어?"

난 뒤돌아봤다.


날 부른 사람이 누구인지 두리번거린다. 대학 기말고사는 끝나서 종강했는데.. 뭐지?


"응? 잘봤냐고 형준아~!!" 

다시 누군가가 날 부른다. 동명이인이 있는가 싶어 다시 눈을 앞쪽으로 흘기려는 찰나에 누군가가 내 어깨를 덥썩 잡는다

놀란 나머지 아무말도 못하고 휘둥그레한 눈으로 난 뒤를 되돌아본다


"...?"

"형준아 교복은?"

"어..?"


분명히, 너는, 날 놔두고, 무심히도 떠나간 석재..

너가 어째서 여기있는거지


상황파악이 안되기 시작했다. 분명히 수능을 치루고, 석재를 떠나보낸지 시간이 꽤 지났다.

지금은 분명히 15년도, 석재와 마지막으로 본건 4년전 11년도다. 지금은 15년도.. 지금은 15년도...


근데 넌 왜...?


그냥 휘둥그레하게 눈을 뜬체로 석재를 바라보고 있다가 날짜를 확인하려고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갤2를 끄집어낸다

"오..형준아 언제 폰바꿨어? 와 에스투네 와 진짜 얇다~"

라며 이미 구닥다리가 되버린 내 핸드폰을 마치 신형처럼 신기하게 쳐다보는 이 아이


마치 신형처럼,


그러다가 내 눈동자에 내가 비추기 시작했다. 석재 바로뒤에 웃으며 뛰어오는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분명히 잘못 된거라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미쳤거나, 아님 난 학교를 지나가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지금

뇌내 망상에 빠져있는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석재뒤로 아련히 뛰어오는, 저 아이의 모습은 나와 너무나도 닯았다.

닯았다고 표현하기엔 나와 너무 비슷한 그 아이가 점점 내 안경에 크게 확대되어 오고 있다.


"어..?"

"....."

내가 나와 마주쳐버렸다. 


석재는 두눈이 토끼눈이 된 체로 나와 나를 닯은 아이를 계속해서 번갈아쳐다본다.

믿고싶지 않았다. 

설마 도플갱어? 도플갱어는 마주치면 둘중 하나는 죽는다고 했던가 뭐 어쨌간 그런 미신이 있었고

이해가 안간다. 도플갱어가 실제라고? 말도 안되는데..


셋 다 아무말없이 눈동자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치이이익-'


애들 대부분이 타는 버스의 앞문이 열렸다. 2213. 

석재가 생전에 항상 집과 학교를 오가며 탔던 통학버스다.


석재가 맞다면 이 버스를 타는것이 분명했다.

"어..어 나먼저 갈게..!"


석재는 두눈을 굴리다말고 황급히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애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버스를 타지 않는 나는 

나와 함께 서있는중이다.


무서웠다. 내앞에 내가 서있다니, 하지만 참 우스웠다.

긴 장발머리에 남루한 하복 셔츠, 게다가 같이 집에 갈 친구도없어서 석재를 버스에 태우고나면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자신감을 잃은체 집에 향하던 내 모습과 너무나 똑 닯아있는 그 녀석이다.


"너 이름이 뭐야?"

"형준이요...김형준.."

"...나도 형준인데... 김형준.."

"...."


서로 다시 아무말이 없어졌다. 침묵이 고요하지가 않았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터트리기만하면 둘중 하나는 소리를 지르고 뛰쳐나갈만한 그런 상황이다.


난 다시 갤투를 들고 시간을 확인한다. 

아까 분명히 10시근방이였으니 지금쯤은 길어봤자 11시일거다.

그리고 지금은 15년도일거다.


"2011년 6월13일 금요일 AM 10:45"


핸드폰을 나도 모르게 떨어트렸다. 이건 말도 안된다.

분명히 나는 15년도 6월달을 살고있었고, 석재는 이런말하기 뭣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이다.


형준이는, 이세상에 찌질하고 친구도 단 한명밖에없어 등하교길에 회색빛을 이고 다니는 학생인, 그런 형준이는

이 세상에 나밖에 없을것인데.


다시 내앞에 또 내가있다.


심호흡을 크게한다. 

내 앞의 형준이가 놀란듯이 핸드폰을 주워주며 묻는다

"혹시, 저에요?"


담담하게 물어보지만 겁이 잔뜩 묻어있는 말투다.


"그런..것같은데.. 잘 모르겠어..."

"저기... 혹시 정말 저에요?"

"....?"

"신기하다... 사실 제가 방금 시험보면서 창가에 앉아있는데 이상한 기분이 드는거에요.

왠지 절 닯은 사람을 마주칠것같은 이상한기분이였어요.. 근데 절 만날줄은 몰랐어요.."


이상하다. 너가 진짜 나라면 이렇게 당당하고 대담할수는 없는데 약간 미심쩍기도하고, 고딩때의 나보다 지금의 나가 더 찌질해진것같기도해서

마음 한쪽에서 폭포가 내린다.


이제 어느정도 상황파악이 된다. 난 지금 길을 걷다가 알수 없는 이유로 과거로 돌아왔다.

이왕 온거라면 과거의 나한테 훈계질도 좀해서 지금의 내가 후회하고 있는짓을 하지 말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빡 들었다.


내가 살고있는 현실세계와 지금 과거의 나가 살고있는 현실세계가 병렬적으로 존재한다면, 얘라도 행복히 살아야하는게 맞고

만약에 그렇지않고 얘의 행동이 미래의 나, 즉 지금 존재하는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마주친 지금부터 무언가 꼬인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허나, 확실한건 둘중 무엇이든간에 이 상황은 정말 이해가 안갔다. 

마치 별에서 온 그대마냥... 이건 참 이해가안간다.

어차피 정신나간 상황이니, 나도 그냥 정신을 놓자는 마음이다.

작심하고 말한다.


"일단 걷자, 내가 너에게 해주고싶은말이 좀 있어서.."

"네...

근데 몇살이세요?"

"나..? 스물셋 군대도 갔다왔고 대학은 그냥 지잡대다녀. 공부열심히해..."

"아...

저 수능 잘 못봐요?"


23살인 내가 4년전으로 돌아왔으니 얘가 고3인걸 간과해버렸다.

게다가 수능... 그건 입시의 문제뿐아니라 석재와도 관련이있어 갑자기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 잘 못보는구나...에휴..."


"형준아, 너 꿈은 있어..?"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다. 내가 내이름을 말하니 어색하다. 


"꿈이요..? 솔직히 꿈은 일단 인서울대학을 가는거죠.. 그리고 나선... 뭐 아직 생각은 없어요 딱히.."

"내가 나에게 하는말같아서 어색하지만, 잘들어줘...

나 지금 스물셋인데, 나도 아직 꿈이없어.."

"..."

"참 살아갈맛이 안나. 사람들은 꿈을 갖으라는데 

어떻게 갖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고, 고3때야 그냥 대학에만 가면 되는줄 알았어.

그러면 뭐라도 될줄알았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난 스무살쯤에 무언가라도 될 줄 알았어.. "


나도 모르게 어린 나에게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땐 엄마아빠가 원하는대로 내 꿈은 판사,검사..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니

뭔가 돈은 많이 벌고싶고, 노력은 하기싫고, 명예도 많이 얻고 싶어서 직업을 좀 찾아봤더니 

그런건 없더라고, 근데 또 딱히 꿈을 갖지 않는 이 생활이 안일하고 느긋하지만 싫지만은 않아서 그냥 지내왔어"

".....아..."

"참 웃긴것같지않아? 내가 꽈배기마냥 꼬인걸지도 모르는데 목표를 갖고 달려나가라는데 왜 그 방법을 안알려주지?

내가 너무 노력을 안했나..? 아 하긴.. 난 대학도 지잡대인데.."


라며 말하다가 결국엔 눈에 방울방울 눈물이 맺혔다.

사실 대학을 원치 않는곳으로 간건, 내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였다. 

어느정도 인지도 있는 한강과 인접해있는 그 학교, 그 사립대학에 진학 할 수 있었지만 학자금이 문제였다.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그 대학을 가기엔, 너무 불효자같았다. 

그냥 지방국립대에 다니면서 그냥, 장학금받으면서 생활하기 위해 나는 그렇게해서 지금 학교로 진학했다.

사실 지잡대도아니다. 단지 내 자격지심, 돈때문에 내가 이런 학교에 왔다는 그런 자격지심때문에 나도 모르게 내학교에 침을 뱉고 있는것뿐이다.


"....많이 어둡네요."

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 과거의 형준이가 참 안타깝게 느껴진다.


가끔씩은 미래에대해 알지 못하는게 어쩌면 더 나은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아니야.. 그래도... 꿈갖고 노력하면 너도 원하는 학교 갈 수 있을거야.. 그리고 있잖아..."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야기할까말까 하다가 결국엔 말해버렸다.


"석재한테 잘해줘, 석재 요즘 성적 많이 떨어졌지?"

"아..?! 네.. 수시반영되는 마지막 시험이라고해서 엄청 준비한것같은데.. 많이 좀 떨어진것같더라구요..."


"음...석재 많이 챙겨줘, 참 여린애야."

"석재는 2015년에는 어때요?"


할말을 잃었다.

내 자신을 속여야하는것인지, 아니면 진실과 마주해야하는것인지 용기가 안난다.

하지만, 가끔씩은 거짓말이 더 좋을때도 있는법이라 생각이 들었다.


"석재? 석재는 잘가지 학교.."

"다행이네요.. 뭐 석재라도 잘되야죠.."라며 멋쩍게 웃음짓는 어린 나.


"근데, 형은 어떻게해서 다시 되돌아가요?"

"아...맞다..."

놓치고있었다. 내가 분명히 과거로 온건 우연이였고 다시 되돌아가는것도 설마 우연이라면 

난 11년도를 다시 살아야한다. 내 4년은 다시 연어마냥 회귀했고, 연어처럼 다시 거센물줄기를 역행해야한다.

싫다. 석재의 어머니의 피울음소리를 교복 여기저기에 묻히어 나마저 쓰러지던 그날을 다시 맞이하게되면

나 마저 이 육지에 육체를 놔두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것이다.


일단 핸드폰을 킨다. 핸드폰에 저장되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면, 어쩌면 15년도의 엄마가 받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상황이 어이없지만 엄마라면 이해해주실도 모른다.


"엄마!"

"응~? 아들 언제와 학교는 끝났고?"


학교가 끝난게아니라, 내 인생이 끝난 느낌이다.

이건 분명히 내가 고등학교라는 전제하에 나온 엄마의 말이였다.

미칠것만같다. 내가 과거의 나와 함께 인생을 같이 살으라고?

또 다시 그 고통의 4년을, 그 사년을 살아야한다니.


아, 더 구역질이 나오는건 군대를 2번이나 갔다와야한다는것.

아, 신이시여.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 내가 좋아했던 그 여학생.

고3이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는 핑계로 그 여학생에게 말 한번 걸어보지 못했던 11년도의 나

물론 공부도 열심히 안했지만, 단지 용기가 없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워서 나 자신을 속여가며

'난 고3이니까 연애는...' 이라고 암시해가며 일부러 피해다녔던, 석재를 기다리며 항상 눈여겨보았던 그 버스정류장의 그녀.


"너 희라, 좋아하지??"

"아! 아...네 좋..좋아하긴하죠.."


"좋아하긴하죠..?"

"아니..그 근데 제가 고3이라 좀 그래서요 걔도 방해받을거에요"


"너 걔 이름은 어떻게알아?"

"네? 아니 그.. 명찰이 교복에 있으니까요.."


"걔가 고3인건 어떻게알고?"

"아..그게 그... 명찰표 색깔이 고3은 파란색이잖아요 그래서..."


"많이 좋아하네"

"아.... 많이 좋아하긴하는데" 라며 부끄러운듯이 고개를 푹 숙인다.

답답한놈. 너가 그러니까 23까지 모쏠이지.


"그래도 한번 용기내봐, 정말로. 나 스물셋인 지금 그때 용기안낸게 두고두고 후회돼.

너무너무 후회돼. 막말로 수능이야 여러번 볼수도 있지만 그 여자애는 올해면 더이상 버스정류장에서 못만나 

진심으로 하는말이야, 나 진짜로 후회해. "

사실 내 앞에 희라가 다시 있다면 나도 용기를 못낼터인데, 내 일이 아니라고 막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 일이 아닌것은 아니긴하지, 결국 얘가 나니까.


그렇게 걷다보니, 바로 우리집앞에 서있다.

역시 남루한 다세대 연립주택


연립주택 2층의 우리집, 2층 창문이 햇빛에 반짝- 반사되며 밝은 흰색이 내 몸을 적신다.

온 몸에 묻은 과거의 빛을 떼어내고 되돌아가야한다

내가 분명히 이 집에 들어가면 집은 풍비박산이 날것이 뻔하다.


난 다시 되돌아가야한다.

미래로, 아니 현재로..


"형준아 잠깐 공원에 앉아있을까?"


털썩 주저 앉아서 시간이 지나 져물어가는 석양을 바라본다.

석양의 빛들이 알알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머리카락에 붙기 시작한다.

"형... 형은... 이제 만약에 다시 이제 미래로 가게 되면.. 어떻게 살고 싶어요?"


예상치 못한 질문이다. 여태껏 내가 어린나에게 이렇게살으라고 했지만 

내가 다시 돌아가면 어떻게 살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몰라..모르겠어..답답해 그냥.. 취직도 안될것이 뻔하고..."

"...."


"형, 형이 말했잖아요.. 스물이 되면 뭐라도 되있을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안되어있었다고... 그건 정말 형이 아무것도 안해서 그런거아니에요?"

그 말을 듣자 빨갛고 빨갛지않은 무언가 뜨거운 칼날이 날 쑤씨는 느낌을 받았다. 


난 그 말에 완전히 데여버렸다. 입술마저 데여버려 입술이 붙어서 굳는다.

"형... 정말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일도 안일어나나봐요.."


"제가 좀더 열심히 살아볼게요. 형한테 부끄럽지않게

미래의 나에게 부끄럽지않게.." 

어린 나의 더러운 장발의 머리가 아름다운 어떤 그녀의 머릿결처럼 바싹히 빛난다.


너, 참 생각보다 괜찮은 애로구나..

아니, 나 생각보다 참 괜찮은 애네...


"고마워, 형이 다시 미래에 언제에 갈지 잘 모르겠는데 그때되서 한번 너 잘하나 안잘하나 가끔 이렇게

놀러와본다? 잘해라"

멋있는척은 다하면서 눈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한여름의 고드름을 손으로 부순다.


"형, 난 형이 계속 있으면 좋겠는데..."

"...어?"

"그냥..난 형이 있으면 항상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있으니까 좋아서..."

아빠를 일찍 여의고, 엄마와 나만 살고 있는 나에게 형제가 있는 친구들은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였다.

어렸을때부터 항상 누나보단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던 어린 나였는데,

잠시 잊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항상 있을수만은 없다. 분명히 미래의 엄마, 아니 현재의 엄마가 날 애타게 찾고 있을것이기 때문에.


"....알아요. 그냥 해본말이에요...."

"....."


"다시 미래로 가게 되면, 어떻게 우리 서로 대화하는법은 없을까요?"

"음... 뭐가 있지?"


"편지는...음 안되려나? 그냥 내가 15년도 6월달에 배송이 되도록 우체국에 말해놓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나는 너한테 어떻게써? 과거로 배달해달라할수도 없고..."


"아니에요, 그건 괜찮아요. 나라도 그냥 형한테 말하고 싶은거있으면 말하고 싶어서.. 그래서 그래요~"

서로에게 나름의 보험이라도 들고선, 벤치에 일어난다.


오래앉아있어서그런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어린 형준이가 나를 부축하지만 뜨거운 녹물을 삼킨것마냥 힘이 없다.

다리부터 머리끝까지 힘이 풀리기 시작한다. 


"형준아~~  김형준~~~"


누군가 날 계속 부른다. 근데 힘이없다. 졸리다. 너무 졸리다.


눈을 게슴츠레뜬다. 내 방 천장이다. 

내 방이다.

우리 엄마의 목소리다.


"엄마!!! 지금 며칠이야?!!!!!!"

"뭐야 깜짝놀라게 밥이나먹어!!"


"아니 지금 몇년도냐고!!!!!!"

"지금이 2015년이지 몇년이냐 이새끼가 정신이 나갔나!!!!!"


꿈이였나? 내가 꾼건 꿈이였나?

허무하다. 너무허무하다. 석재, 희라, 어린 나까지

모두 내가 만들어낸 도피성 꿈이였나...

허무하다. 너무 허탈하다..


"아 그리고!! 니 이름으로 편지하나왔는데 함 봐바라"

라며 엄마가 휙 투박한 흰봉투의 편지를 나한테 던진다


난 그 편지봉투를 보고 다시 침대에 털썩 누워버렸다

"2011년의 고3이 2015년 스물셋 김형준에게"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이던, 픽션으로 받아들이던지간에 단지 난 이 경험을 통해 많은것을 깨달았다

2015년이 지나가는 시점인 지금, 새벽 5시인 지금, 꿈을 꾸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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