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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전체글ll조회 218 출처
1. 

 

차라리 하늘 위에 떠있는 피사체가 되고 싶다. 어디로든지 날아가 그 누구도 나를 모르는 곳에 정착한 피사체가 되고 싶다. 이 현실을 피해 날아가봤자 이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삶을 살 것을 뻔히 알고있으면서도 나는 날아가고 싶다.  

 

2. 

 

갈 곳 잃은 마음은 정착할 곳이 없다. 그래서 떠다니기로만 했다. 바람이 불면 부는 곳으로, 비가 내리면 비에 닿인 흙으로, 천둥이 치면 천둥에 닿은 어느 곳으로든 떠다니기로만 했다. 나는 완전히 정착할 수는 있을까? 아니면, 꼭. 반드시. 정착을 해야만 할까? 가면 가는대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이 세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내 앞에는 입시라는 큰 벽이 있고, 재수라는 명분하에 펜을 쥐고 있는 내 손이 있고, 나를 바라보는 부모님과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에 그럴 수가 없다. 나는 떠다니고 싶었으나, 가까운 곳에 정착을 한 민들레씨와도 같다. 저 들과 다른 것이 없다. 한 없이 따분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 다른 들을 보니 꽃이 피었다. 거기에는 나와 물을 나눈 형제들이 있었다. 모두 나보다 한 발짝 앞서 걷고 있었다. 나는 들에 홀로 여전했다. 꽃이 핀 들으로 가고 싶었다. 여기 홀로가 아닌, 여럿이 있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나는 그래서 움직일랑 말랑 하는 뿌리를 들어 한 발짝 한 발짝 내딛기 시작했다. 어림잡아 도착할 때 쯤에는 또 한 번의 겨울이 찾아와야만 할 것 같았다. 쓰러지고, 넘어지고, 피폐해지는 계절을 넘어 나는 이윽고 가을에 다달았다. 이제 2개월이 남았다. 내 모든 몸을 얼얼하게 만드는 겨울이 드디어 2개월이 남았다. 나는 눈을 반짝였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형제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자.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나누자. 이제 희망이라는 꽃과 도착이라는 꽃이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윽고 뿌리를 옴기기 시작했다. 빨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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