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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거야 전체글ll조회 292
그녀의 방에서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녀의 방에는 사시사철 선풍기가 놓여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이 지나면 깨끗이 씻은 후에 커버를 씌워놓고 창고에 보관하곤 했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그녀가 근 여름에 세 달간 사용한 선풍기에는 먼지가 앉을대로 수북히 앉아있었다. 아, 선풍기 청소해야겠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하루 종일 선풍기를 트는 것은 아니였다. 꼭, 밤이 되면 그녀의 방에서는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겨울 밤 바람이 너무 춥다며 목도리를 동여매고 온 그녀가 집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보일러를 켜는 것이었지만, 두번째로 한 일은 선풍기를 트는 일이었다. 그녀가 씻으러 들어간 사이에 거실에서 들리는 소리는 그저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 뿐이었다. 

 

다시, 또 선풍기는 돌아가고 있고 씻고 나온 그녀가 마주하는건 다시 선풍기이다. 그녀의 하루가 힘들수록 그녀는 강풍 버튼을 눌렀다. 그녀의 하루가 힘들수록 그녀의 선풍기는 더 거센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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