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물감을 흩뿌려놓은듯 새까만 하늘 아래 유일하게 빛나는 푸른 빛이 나를 이끌고 어디론가 향한다. 푸른빛은 사람의 형태를 띄기 시작한다. 한명에서 두명으로. 두명에서 세명으로. 어느덧 제각각의 모습을 가지고 나의 손을 잡아끈다. 잘 다져진 숲속길을 따라 들어가니 버려진 유원지가 빛나며 희미한 사람들이 놀이기구를 즐기고있었다. 희미한 형상의 사람들이. 나도 무언가에 홀린것만 같다. 웃는 표정의 가면을 쓴 키큰 누군가가 내 팔을 잡아 이끈다. 회전목마 앞에서 내게 무릎을 꿇고 빨간 장미를 내밀었다. "나한테 주는거야?"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장미를 받아 코로 향을 맡았다. 남자는 알 수 없는 웃음으로 작게 웃었다. 그리고는 남자는 가면를 벗었다. 어디선가 익숙하게 본듯한 그 남자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다 데리고와. 모두 이 쇼를 즐길 수 있도록 다 데리고와. 너만 즐길 수 없다는걸 알고 있어." 회전목마은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았다. 희미한 사람들이 회전목마에서 웃고있다. 희미하게 웃는다. 나도 묘하게 홀린듯 뒤를돌아 내가 이곳으로 이끌고 와야될 누군가가 자꾸만 생각이나서 길을 떠났다. 내 친구와 동생 그리고 옆집 꼬마를 데리고 왔다. 내 가면을 벗고 그 아이들에게 속삭였다. "모두 이곳으로 데리고 오렴. 너만 즐길 수 없다는걸 알고있어." 뭔가에 홀린듯한 희미한 푸른빛들이 우원지를 벗어나고있었다. 나도 이제 즐겨야지. 회전목마에 올라탔다. 희미한 사람들과 함께 탔다. 그리고 푸른빛이 내게 말했다. "나한테 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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