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워진 매니큐어, 빛을 다한 형광펜, 다 써버린 원고지,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낡은 전화기, 곧 어두워질 깜빡거리는 형광등, 온기라고는 없는 반쪽짜리 창문의 방. 이게 시작이었고 맞이할 끝이었다. 느리게 더 느리게, 감흥조차 없는 몸뚱어리는 제 두 눈을 느리게 깜빡거릴 뿐이었다. 어지러운 전조음에도 다가올 말에 제 목을 내어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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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워진 매니큐어, 빛을 다한 형광펜, 다 써버린 원고지,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낡은 전화기, 곧 어두워질 깜빡거리는 형광등, 온기라고는 없는 반쪽짜리 창문의 방. 이게 시작이었고 맞이할 끝이었다. 느리게 더 느리게, 감흥조차 없는 몸뚱어리는 제 두 눈을 느리게 깜빡거릴 뿐이었다. 어지러운 전조음에도 다가올 말에 제 목을 내어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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