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친다. 아무것도 아닌듯 그리도 무심하게.
그 반복은 어김이 없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불지 않으면 불지 않는대로.
가까이왔다 멀어지고 멀어졌다 곧 다시 가까워진다.
파도와 내가 서있는 그 경계선에 난 하나의 글을 적었다.
그것이 지워진다면 잊을것이고 그것이 지워지지 않는다면 그리 기억할것이다.
운명도 우연도 아닌 그 흐름에 내려 놓기로 했다.
가지고 있었던 지금까지의 그 깊은 무게를 놓아두기로 했다.
파도는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했다.
귀퉁이를 지우기도 가까이 오지 못하기도 했다.
강한 바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되면 곧 강한 파도가 다가오겠지.
눈을 감았다.
그것이 어찌되든
발에 파도의 흐름이 곧 그 차가움이 전해졌다.
지워진것이다. 스며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