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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스스로 우울증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 와서야 뒤를 돌아보니 아, 그때 그랬었지. 싶다. 

나는 내가 아무에게도 의지를 하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다. 

난 강한 사람이니까. 무엇이든 이겨 내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난 강해야 되는 사람이었고 무엇이든 이겨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야만 혼자 살아 남을 수 있으니까. 

가장 친한 친구와 떨어지고 멀어지게 되면서 그렇게 도태되어 갔다.  

타지에 혼자 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항상 주변에 사람이 차고 넘치는 나라서 외로움이란 무엇인 지를 몰랐었던 것뿐이었다. 

일주일에 서너 번 학교 가는 것을 제외하면 매일 집에만 있었고 우연히 좋아하는 게임을 발견해 밥도 안 먹고 게임만 했다. 

밖에 나가고 싶어도 명분이 없어 나가질 못했다. 

이렇게 우울한데 혼자 청승 맞게 나가서 뭐해. 

같이 놀자고 부를 사람 하나 없고 그렇게 매일 같이 우울 속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아 그냥 다 포기하고 집으로 가면 안 될까? 

엄마 아빠가 너무 보고 싶고 항상 날 만나 주는 친구들도 그립고 사람의 온기가 너무 필요해. 

학교, 수업, 자취방 계약... 이것들을 포기하기 위해선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한데, 난 용기가 없어. 

그냥 이대로 사라져도 괜찮을 것 같아. 

그래서 난 더 열심히 본가에 내려갔고 언제나 날 맞이해주는 따스함을 찾아다녔다. 

엄마, 나 휴학하면 안 돼? 

이 한 마디를 꺼내지 못해 그 힘든 시간을 억지로 살아왔다. 

우울한 푸른 어둠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오면 곧 시간은 지나기 마련이었다. 

다행히도 방학이 오고 기다렸단 듯이 바로 본가에 가서 힐링을 했다.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활기찬 친구들 품에서 있다 오니 다시 내가 된 것 같았지만 어두운 시간이 지나듯이 밝은 시간도 지나고 다시 난 혼자가 돼야 할 때가 왔다. 

사실 겁 부터 났지만  

이번엔 우울해지지 않을 거야. 

반드시 나 혼자 잘 지낼 거야. 

그래서 수영을 시작했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밖에 나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몸을 움직여 조금이라도 우울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조금씩 나는 혼자인 것에 적응을 하고 수영도 너무 재밌어 올해에는 우울함이 전혀 오지 않았다. 

이제는 운동이 내 취미가 되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지경이 되었다. 

나는 운동이라는 취미를 찾아 내가 가장 필요했던 사람에 대한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힘든 시간은 겨우 두세 달이었다. 

그런데도 너무 우울하고 무기력해 견딜 수가 없었다.  

우울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날 집어삼킨다. 

매우 위험하고 스스로도 내 감정에 대해 의심을 하고 겨우 이 정도로 뭐가 힘들다고... 

밖에서 친구를 만나면 괜찮으니까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괜찮아지고 되돌아보면 꽤 위험했구나 싶다. 

지금은 괜찮지만 언젠가 또 나는 우울 속에서 살 수도 있다. 사실 그때가 된다면 나도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살아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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