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블루 전체글ll조회 400l
그때는 스스로 우울증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 와서야 뒤를 돌아보니 아, 그때 그랬었지. 싶다. 

나는 내가 아무에게도 의지를 하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다. 

난 강한 사람이니까. 무엇이든 이겨 내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난 강해야 되는 사람이었고 무엇이든 이겨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야만 혼자 살아 남을 수 있으니까. 

가장 친한 친구와 떨어지고 멀어지게 되면서 그렇게 도태되어 갔다.  

타지에 혼자 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항상 주변에 사람이 차고 넘치는 나라서 외로움이란 무엇인 지를 몰랐었던 것뿐이었다. 

일주일에 서너 번 학교 가는 것을 제외하면 매일 집에만 있었고 우연히 좋아하는 게임을 발견해 밥도 안 먹고 게임만 했다. 

밖에 나가고 싶어도 명분이 없어 나가질 못했다. 

이렇게 우울한데 혼자 청승 맞게 나가서 뭐해. 

같이 놀자고 부를 사람 하나 없고 그렇게 매일 같이 우울 속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아 그냥 다 포기하고 집으로 가면 안 될까? 

엄마 아빠가 너무 보고 싶고 항상 날 만나 주는 친구들도 그립고 사람의 온기가 너무 필요해. 

학교, 수업, 자취방 계약... 이것들을 포기하기 위해선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한데, 난 용기가 없어. 

그냥 이대로 사라져도 괜찮을 것 같아. 

그래서 난 더 열심히 본가에 내려갔고 언제나 날 맞이해주는 따스함을 찾아다녔다. 

엄마, 나 휴학하면 안 돼? 

이 한 마디를 꺼내지 못해 그 힘든 시간을 억지로 살아왔다. 

우울한 푸른 어둠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오면 곧 시간은 지나기 마련이었다. 

다행히도 방학이 오고 기다렸단 듯이 바로 본가에 가서 힐링을 했다.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활기찬 친구들 품에서 있다 오니 다시 내가 된 것 같았지만 어두운 시간이 지나듯이 밝은 시간도 지나고 다시 난 혼자가 돼야 할 때가 왔다. 

사실 겁 부터 났지만  

이번엔 우울해지지 않을 거야. 

반드시 나 혼자 잘 지낼 거야. 

그래서 수영을 시작했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밖에 나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몸을 움직여 조금이라도 우울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조금씩 나는 혼자인 것에 적응을 하고 수영도 너무 재밌어 올해에는 우울함이 전혀 오지 않았다. 

이제는 운동이 내 취미가 되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지경이 되었다. 

나는 운동이라는 취미를 찾아 내가 가장 필요했던 사람에 대한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힘든 시간은 겨우 두세 달이었다. 

그런데도 너무 우울하고 무기력해 견딜 수가 없었다.  

우울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날 집어삼킨다. 

매우 위험하고 스스로도 내 감정에 대해 의심을 하고 겨우 이 정도로 뭐가 힘들다고... 

밖에서 친구를 만나면 괜찮으니까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괜찮아지고 되돌아보면 꽤 위험했구나 싶다. 

지금은 괜찮지만 언젠가 또 나는 우울 속에서 살 수도 있다. 사실 그때가 된다면 나도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살아낼 뿐이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조회
애니/2D [HQ/시뮬] ハイキュー!!3894 05.14 14:211167 17
애니/2D [HQ/시뮬] 시뮬 속 엑스트라에 빙의합니다!1042 후비적05.25 22:38610 9
애니/2D[HQ/시뮬] 학교에서 탈출하는 819가지 방법 824 이런 거 쓰면 잡..0:15164 9
애니/2D [HQ/시뮬] 무과금러의 미연시 탈출기502 네버다이05.24 23:29329 7
애니/2D [HQ시뮬] Black Cabin _Ch.1 <5>2041 날개05.12 21:55881 9
단편/수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하하버스 05.19 23:33 75 0
단편/수필 2/22 1 연필 02.22 02:33 124 0
단편/수필 차라리 여름이 난로 같았다면 예찬 08.10 10:46 315 3
단편/수필 생각보다 꽤 허무한 -이별준비 중_ 06.16 22:33 145 1
단편/수필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이별준비 중_ 06.15 01:14 174 1
단편/수필 감사합니다 18 신시벨 01.24 05:00 1393 3
단편/수필 종종 쓴 단상들 불명 01.11 00:25 277 0
단편/수필 […] 4 신시벨 12.20 07:13 349 3
단편/수필 사랑의 탐구자 11.27 19:01 224 2
단편/수필 ​우리 사랑한 시간이 같은데 저물어가는 시간은 다르다니요 6 신시벨 11.01 18:01 534 3
단편/수필 소년과 어른1 핑크고구마 10.01 01:25 308 2
단편/수필 마지막 인사 밀크티 09.22 20:23 271 0
단편/수필 […] 시간의 부작용 신시벨 07.19 04:59 561 5
단편/수필 조용한 고백 2 신시벨 06.17 13:56 425 2
단편/수필 무지개 빛 바다, 너의 눈 신시벨 06.17 06:10 392 4
단편/수필 카데바 신시벨 06.04 03:59 509 4
단편/수필 안 아프게 죽기 2화 준자 05.15 15:04 730 0
단편/수필 안 아프게 죽기 준자 05.15 14:07 904 4
단편/수필 포도나무 2 신시벨 04.27 06:09 601 4
단편/수필 상실의 온도 2 신시벨 04.17 01:18 619 1
전체 인기글 l 안내
5/28 16:44 ~ 5/28 16:4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수필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