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익만 시뮬에 빙의해버렸습니다 01 - 인스티즈(instiz) 글잡담 N 카테고리

BGM : Lizzo - Boys

익만 시뮬에 빙의해버렸습니다.

01 : 눈 떠보니 오빠가 셋

원래 빙의물이라는 게 이렇게 불친절했나?

닝은 울면서 제 팔꿈치를 붙잡는 후타쿠치를 매정하게 떼어냈다.

"질척이지마 후타쿠치, 내가 언제까지고 너같은 양아치 새끼랑 붙어 먹을 줄 알았어? 순진하네 켄지."

아니, 아닙니다. 난 언제까지고 너같은 양아치 새끼랑 붙어먹고 싶단 말이다.

우리 김니로 울지마. 나는 너랑 백년해로... 아니, 천년해로하는 게 꿈이야.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응애가 아니라 후타쿠치라고 외치면서 태어났어.

"어제까지만해도, 우리 좋았잖아. 닝아 제발... ."

"마지막까지 잘해줬다는 생각은 안 해? 이거 놔, 나 이제 가야 해."

"어디, 어디로 가는데. 그것만 알려줘."

"왜? 알려주면 찾아오려고?"

닝은 후타쿠치를 매정하게 떼어내고 바로 뒤에 주차되어 있는 차에 올라탔다. 우시지마 가에서 보내 준 차였다.

뒤에서 후타쿠치가 눈물을 마이 소매로 닦아내며 차의 뒤꽁무니를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김여주의 세계에서 전남친이 저렇게 바라봤다면 아마 여주는 오만정이 다 떨어졌겠지만... 후타쿠치잖아? 그 김니로라고.

다테공고의 아가리 파이터이자 수학여행 가서 "너 누구 좋아해?" 하면 열 명 중 열 명이 "나 후타쿠치... ."라고 말 할 비주얼을 가진 켄지라고.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헤어져야만 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여주는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로수나 지나가는 행인을 바라보며 마음을 식히고 있었으나 다시 여주의 눈 앞에 투명도 70%의 네모난 박스가 떠올랐다. 시스템에서 또 명령이 내려온 것이다.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세단을 제 수족처럼 운전하던 여자가 백미러를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하긴 평범한 사람이 일상처럼 볼 장면은 아닐 것이다. 훈남의 눈물과 구차함이라니...

내가 운전기사님이었다면 아마 진즉 팝콘을 꺼내서 구경하고 있었겠지.

저는 괜찮아요~ 그나저나 쟤 진짜 잘생겼죠?

평소의 김여주였다면 이렇게 주접을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닝이었다. 시스템의 지배를 받는... 익만 시뮬의 주인공 닝.

[System : 운전기사의 말을 무시하십시오.]

운전기사의 말을 무시하세요. 당신은 우시지마 가의 유일한 딸, 유일한 아가씨입니다.

평민과 말을 섞지 마십시오.

*성공 시 : 닝의 도도함 +10

운전기사의 한숨 +100

*실패 시 : 닝의 캐릭터 붕괴도 -190

*닝의 캐릭터 붕괴도가 0이하로 떨어질 경우 닝이 사망합니다. (현재 닝의 캐릭터 붕괴도 300)*

이 시스템 자식들은 유교 패치가 안 되어 있나. 감히 어른 말을 무시해? 아니 이거 김니로 원루트 시뮬 아니었냐고요. 왜 갑자기 내가 우시지마 그룹의 막내 딸이 된 건데요.

닝은 운전기사의 말을 들은척도 하지 않으며 에어팟을 꺼내 귀에 쑤셔 넣었다. 죄송합니다... 저도 무시하고 싶어서 무시하는 거 아니구요, 김니로 차고 싶어서 찬 거 아닙니다.

어느새 점이 되어버린 니로의 갈색 머리를 스트레칭 하는 척 바라본 닝이 운전기사 몰래 눈물을 훔쳤다.

김여주가 빙의물의 주인공이 된 건 약 1년 전부터였다. 내가 만약 로판의 주인공처럼 빙의가 되면 뭘로 빙의가 될까? 엑스트라? 악녀? 요즘엔 여주인공으로 빙의하는 것도 클래식이라 재밌던데.

자기 직전이었는지 사방이 온통 깜깜한 방 안에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정말 눈을 감았다 뜨니 어딘가에 빙의가 된 것이었다.

그것도 매번 손가락 지문이 닳도록 보던 익만 시뮬 중 하나로 말이다. 게다가 처음 마주친 인물이 후타쿠치였으니 그 심증은 확신이 되었고,김여주는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을 아낌 없이 쓰기로 했다.

여느 빙의물이 그러하듯 일본어 패치는 완벽했고 김여주는 한국인임에도 원어민만큼 일본어를 말하고 듣고 쓰고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설정은 또 어떻고?

가족에게 버림 받아 마음의 상처가 있는... 어딘가 사연 있어 보이는(실제로 사연이 있긴 했지만) 미모는 물론이고 고등학생임에도 혼자 사는 여주인공이었다.

마치 화학 반응이 일어나듯 다테공 몽키 스패너 후타쿠치 켄지와 미모의 여주인공 닝이 사랑에 빠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숨만 쉬어도 호감도가 오르는 익만 시뮬처럼 닝이 쿠소 플러팅을 걸어도 후타쿠치는 얼굴 붉히기 바빴다.

그 덕에 한국산 불나방은 후타쿠치와 볼장 안 볼장 다 봤다 이 말씀.

이제 이 세계에서 고민은 김니로와 아이를 몇 명 낳을 것이냐, 낳는 다면 딸 몇 아들 몇? 정도가 최대 고민이었던 김여주는 어느 날 마주해버렸던 것이다.

'System' 이라는 녀석을 말이다.

처음엔 간단한 거였다. 반친구 A를 도와주세요. 학생회장과 친해지세요. 이 정도? 그 때는 캐릭터 붕괴도라는 말도 없었다. 실패 시 받는 패널티여봤자 후타쿠치의 호감도 -100?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기 직전, 이제 다테공고의 몽키 스패너하면 용접 장인 닝이 저절로 튀어나올만큼 후타쿠치와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을 때... 닝은 시스템에게 하나의 명령을 받았다.

[System : 후타쿠치 켄지와의 결별.]

후타쿠치 켄지와 결별하세요. 당신은 이제 '우시지마 가의 아가씨' 루트를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캐릭터를 붕괴없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당신에게서 '남자친구인 후타쿠치 켄지'와 '발랄한 말투', '쿠소 플러팅' ... 외 897개를 금지합니다.

*성공 시 : 후타쿠치의 불행 +100000

<필수> '우시지마 가의 아가씨' 루트 오픈

*실패 시 : 닝의 캐릭터 붕괴도 -100000000000

*닝의 캐릭터 붕괴도가 0이하로 떨어질 경우 닝이 사망합니다. (현재 닝의 캐릭터 붕괴도 100)*

-남은 시간 47:59:59

이게 바로 이틀 전 받은 시스템 명령이었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성공이긴 했으나 내 애인 후타쿠치와 헤어졌기에 성공해도 성공이 아닌... 여주 없는 여주팀이 되었다.

"아가씨, 도착했습니다."

"...죄송한데요. 잘못 오신 거 같은데."

"여기가 맞습니다, 아가씨."

"여기 뭐 쌈썽 회장 집 아녜요? 일본에도 집을 사놨나보네... ."

"네? 아가씨 방금... ."

[System :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쓰셨습니다.]

닝의 캐릭터 붕괴도가 20 감소 합니다.

*닝의 캐릭터 붕괴도가 0이하로 떨어질 경우 닝이 사망합니다. (현재 닝의 캐릭터 붕괴도 280)*

"아닙니다... 가시죠."

잘하면 죽이겠다 시스템아? 어? 너라면 하루아침에 원룸에서 드라마에서나 보던 '회장님의 대저택'에서 살게 됐다는데 안 당황하고 배겨?

얼굴을 사납게 구긴 닝이 운전기사가 오기도 전에 뒷좌석의 문을 박찼다. 차가 구겨지든 말든 알 바 아니었다. 운전기사가 뒤에서 울먹이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

그래, 나를 몽키 스패너와 갈라 놓은 장본인이 대체 누구인지 보자 좀. 우시지마라고 했으니 우시지마 와카토시 너냐? 만나면 가만 안 두겠...

[드림] 익만 시뮬에 빙의해버렸습니다 01 | 인스티즈

"오셨군요, 아가씨."

닝은 할 말을 잃었다.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은 바로, 이나리자키 지옥의 주둥아리... 미야 아츠무였다.

다만 평소 하이큐에서 보던 모습과는 다르게 깔쌈한 블랙 셔츠와 블랙 정장 바지를 입은 걸로 봐선 자기가 아는 배구부 세터가 아님이 확실했다.

게다가 원작보다 100000배는 음침하고 음흉해보이는 저 웃음은 뭐야? 설마 네가 내 제 2의 공략캐니?

어이 시스템 너무하잖아... 쿠소 플러팅도 금지했으면서 이런 애를 공략캐로 들이밀다니? 제 1공략캐와 밸붕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후타쿠치는 뭘 해도 귀여웠다고!!!!! 얘는 뭘해도 무섭잖아!!!!!!!!!!!

"안으로 들어가시죠. 도련님들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예? 아, 예... ."

네가 도련님이 아니었어? 비주얼만 보면 네가 도련님인데? 네가 내 이복 오빠인데??? 잠깐, 이복... 오빠?

순간 닝, 아니 김여주의 머릿속 드라이브에서 한 시뮬이 지나갔다. 이복 오빠, 우시지마 가家, 후타쿠치와의 결별과 함께 시작하는 시뮬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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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너희가 왜 여기 있어.

사실 나는 알고 있다. 나 김여주... 이 시뮬에 처돌았던 사람 나야나.

첫째, 우시지마 와카토시. 아버지의 성을 따른 유일한 아들로 첫째 부인의 아들. 첫째 부인은 우시지마 와카토시 출산 중 사망했다.

현재 대학을 다니는 중이며 세 형제와 동갑이나 유일하게 한 살 먼저 입학을 해 혼자 대학을 다니며 경영 공부 중.

둘째, 키타 신스케. 원래대로라면 없는 인물이라 나는 처음보지만, 시스템이 방금 띄워주었다.

이번에 죽은 둘째 부인의 아들. 둘째 부인의 성을 따랐으며 어렸을 땐 천재 소리를 들었으나 고등학교를 기점으로 평범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에 의심이 많다.

모네 고교의 학생회장.

셋째, 오이카와 토오루. 키타 신스케와 동갑으로 마찬가지로 셋째 부인의 성을 따랐다. 셋째 부인의 행방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우시지마 와카토시의 후계자 자리를 빼앗기 위해 매번 전국 모의고사 1등을 놓치지 않는다. 키타 신스케가 천재라면 오이카와 토오루는 노력형 수재.

그리고 오이카와 토오루는 남주 유력 인물이었다. (물론 시뮬을 본 사람이 나뿐이므로 이것도 객관적 지표라곤 할 수 없다.)

원래대로라면 고등학교 2학년 닝부터 시작해야하는 게 맞았을 거다. 이 시뮬은 다테공을 다니던 닝이 후타쿠치를 차고 모네 고교로 전학을 오면서 시작하니까.

왜 닝이 후타쿠치를 찼는지에 대한 개연성따위는 없다. 말했잖아요, 망작 시뮬이었다고.

그렇게 우시지마 가로 들어오게 된 닝은 자기랑 성이 다른 남자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지금 이 자리에는 아직 없지만 닝의 쌍둥이 동생도 남주에 포함된다.

왜냐하면 우시지마 가에 있는 닝의 쌍둥이 동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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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죄송합니다."

진짜 닝의 쌍둥이 동생이 아니다. 진짜 쌍둥이 동생은 아주 앙콤 나른 귀욤 냥이로... 이름은 코즈메 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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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사 도련님은 언제나 늦는다니까."

코즈메 켄, 마... 일텐데? 왜 사쿠사로 바뀌었지?

[System : <메인> 우시지마 가의 아가씨]

'우시지마 가의 아가씨' 루트가 열렸습니다.

캐릭터 붕괴는 치명적이니 당신에게서 '남자친구인 후타쿠치 켄지'와 '발랄한 말투', '쿠소 플러팅' ... 외 897개가 금지되고 있습니다.

부디 캐릭터 붕괴도를 올려두시길 바랍니다. 히든 루트가 열릴 수 있습니다.

*성공 시 : 히든 루트의 가능성 ?% 상승

<메인> '(가짜)시라부 켄지로와의 만남' 루트 오픈

닝의 캐릭터 붕괴도 +300상승

*실패 시 : 닝의 캐릭터 붕괴도 -100000000000

*닝의 캐릭터 붕괴도가 0이하로 떨어질 경우 닝이 사망합니다. (현재 닝의 캐릭터 붕괴도 280)*

__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ㅠㅠ 죄송해요! 수정했는데도 이상하면 어떡하지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