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실이라면 의문이 남는다. 아무리 여름이라 하더라도 그때 과연 시신이 유병언인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백골만 남았을까? 설령 시신이 부패했다고 해도 뼈의 크기나 옷차림으로 보면 충분이 유병언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는데, 왜 그때는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그때 즉각 DNA검사를 했다면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5월 25일 별장을 급습한 검찰은 유병언의 DNA를 채취했다고 보도하지 않았는가?
경찰이 그때 채취한 DNA를 분석의뢰했는데 결과가 7월 21일에 나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요즘 같은 세상에 DNA 분석이 그렇게도 어려운가? 또한 YTN 속보를 보니 사건 담당 부서인 인천 지검이 변사체 발견 사실을 오늘 알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최초 시신을 발견한 경찰과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단 말인가? 이게 사실이라면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서로 공을 차지하려다 벌인 '촌극'이 아닌가 짐작되지만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상 섣부른 판단을 하기도 힘들다.
시신이 유병언이 맞다면 자살이냐, 타살이냐가 문제인데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정황상으로 보아 자살은 아닐 거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타살일 경우 누가 왜 죽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지만 타살일 경우 과연 시신이 보이도록 방치했을까라는 의구점이 남는다. 더구나 별장 부근 매실밭에 말이다. 더 궁금한 것은 5월 25일 별장을 급습한 검경이 주변을 샅샅이 뒤졌을 텐데 왜 그 때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타살해 그쪽으로 옮겨 놓았단 말인가?
분위기상 결국 시신은 변사로 귀결될 것 같다. 즉 유병언이 별장을 급습한다는 소식을 누군가에게 듣고 별장을 빠져 나와 야산을 헤메다가 매실밭에서 혼자 죽었다는 시나리오...그런데 측근이 그렇게 많은 유병언이 혼자 매실밭에서 죽어갔을까? 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병언이 현금 20억을 가지고 다녔다는데, 이걸 노린 타살일까? 그 돈이 상금보다 많으니 혹시...?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가설일 뿐이다. 더 무섭고 끔직한 진실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 그 전에 타살설을 제기했고, 정치 자금 관련설까지 나돌아 이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구원파들은 키로 보나 유병언이 술을 마시지 않는 점으로 볼 때 시신이 유병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무엇이 진실인지는 하늘만 알고 있을 것이다.
가장 궁금한 것은 6월 21일에 시신이 발견됐는데 왜 이제서야 DNA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오느냐 하는 점이다. 그때 검경이 합동으로 조사했다면 시신이 유병언인지 아닌지 훨씬 빠르게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예상컨데 이 사건엔 검경의 수사권 갈등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내일쯤 아마 그 점이 보도되지 않을까?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유병언의 죽음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까지 덮어버릴까 하는 점이다. 정말 한편의 난해한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다. 알 수 없는, 그러나 너무 우스운 복선을 깐 소설 말이다. 매실 수확 시기에 매실 밭 주인은 잠만 잤나? 정말 상식 이하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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