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1조 이상 매출에도 법인세 회피
ㆍ국내 업체 고사 위기에 과세 추진
미국 인터넷 업체인 구글의 한국 시장 잠식이 가속화하고 있다. 구글은 한국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동영상·앱(스마트폰용 응용 프로그램) 시장을 장악한 지 오래다. 매출도 연간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한국에는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구글의 위법성 감시를 소홀히 하다 국내 업체들의 고사위기에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은 79.4%에 이르고 있다. 국내 업계 1위인 판도라TV가 3.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국내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에 잠식당했다. 모바일 검색 부문에서 구글·네이버·다음 3개 업체 가운데 모바일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곳 역시 구글이다.
앱을 사고파는 플랫폼인 앱마켓에서도 구글의 ‘구글플레이 스토어’ 점유율이 49.1%다. 구글은 지난 21일 지메일 계정을 이용하면 야후나 아웃룩 메일 계정까지 접속할 수 있는 지메일 업그레이드 버전 5.0을 공개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구글의 고속 성장 과정에서 세금 탈루 및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를 가리는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국내법상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구글은 외부 감사와 공시 의무가 없어 매출이나 수익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 약점을 이용해 구글은 법인세 등을 회피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는 서버가 해외에 있어 앱 판매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국내에 사업장이 있어야만 세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국내 업체인 네이버·다음 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 엔진만 탑재하고 타사 검색 엔진을 배제하는 게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제소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국내 업체 역차별 논란이 확산하면서 구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동우 의원(새누리당)은 20일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구글이 구글플레이에서 다른 사업자가 운영하는 앱마켓 등록을 거절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장병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토론회에서 “정부가 구글 규제에 손놓은 사이 국내 인터넷 업체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말까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구글코리아는 “한국을 포함해 영업하는 모든 국가에서 해당국의 세금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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