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하자 준회야
01
(*욕설주의*)
하나님이 있다면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게 아닐까,
나는 점점 떨려오는 손으로 이불을 꾹 잡았다.
"정말..입니까 선생님?"
"네 이번주로 임신 7주차 맞으시구요, 여기 초음파 사진이요!"
의사는 밝은 음성으로 정말로 축하를 해주는듯 웃으면서 사진을 준회에게 건냈다.
그리고 다른 사람 진료하러 가보겠다며 , 다시 한번 축하한다면서 병실을 나갔다.
과연 이게 '축하할 일' 일까?
나는 자꾸만 헛웃음이 나와서 고개를 숙였다.
"이여주 나봐"
한참동안이나 사진을 들여다 보던 준회는 명령하듯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말에 반항이라도 하듯 고개를 들지않았다.
그냥 싫다는 의사를 보이려고 고개만 얕게 젓고있었다.
그러자 준회는 그게 마음에 안들었던건지 내 어깨를 잡아채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이여주, 내 눈 보고 똑바로 말해, 이 애새끼 누구애야"
나는 소름이 끼쳤다.
준회는 강압적으로 내어깨를 거의 밀치듯이 잡고 내눈앞에 사진을 들이밀었다.
나는 그런 준회가 믿기지가 않아서, 준회가 아닌것 같아서 , 준회의 눈만 바라보고 있었다.
준회는 그런 내가 같잖다는 양 피식하고 웃더니 입에 담지도 못할 폭언을 줄줄이 내뱉었다.
"씨발, 존나 방금전까지 순결한척 하더니 결국 너도 바람핀거잖아 그치?"
".."
"애초에 니가 먼저 바람핀거 아니야 ? 애새끼는 또 언제 가졌어 ?
딴 남자 애새끼까지 배어온 년을 내가 존나 호구같이 부인이라고 떠받들어줬네 이때까지 , 와 씨발 존나 억울하다 그치? 어? "
".."
"뭐라도 말해봐 이여주 씨발 입만 쳐 닫고있지 말고"
나는 계속해서 아무대답도 할수없었다.
준회가 너무 무서워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내모습을 준회는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뒤로도 내가 기억조차 못할 말들을 쏟아내곤
거칠게 병실문을 닫고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계속해서 귓가에 울렸다.
준회가 나가고 나는 한참동안이나 병실문을 멍하니 보고있었다.
오랫동안 눈을 깜박이지 않아서인지 눈이 뻑뻑해 깊게 감고 뜨자
눈물이 한방울 , 두방울 , 이내 쉴틈없이 쏟아졌다.
나는 어느새 숨도 제대로 쉬지못할만큼 서럽게 울고있었다.
아주 예전에 이런 상상을 한적이 있었다.
만약 내가 준회의 아이를 갖게된다면 , 준회는 나한테 무슨말을 제일 처음으로 할까?
고맙다는말? 진짜라는말? 좋다는말? 사랑한다는말?
아 사랑한다는 말이 제일 기쁠껏같아, 나는 혼자 되뇌이곤 웃음을 터트렸었다.
"사랑..흐...한다는..말..은..바라지도...윽...않..흐으..."
어떻게 다른 사람의 아이라는 생각을 할수 있을까
나는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멍이 들 정도로 오랫동안 가슴을 내리쳤다.
그냥 아무나 잡고 목소리가 쉴때까지 소리치고 싶었다.
나 좀 그만 괴롭히라고, 제발 이제 행복하게 만들어주라고
나는 가슴을 계속 계속 끝없이 내리쳤다.
"이여주"
"..왜"
"..많이..아프냐?"
"..괜찮아"
"..."
"..."
"..아프지마 , 진짜 너 쓰러졌다는 얘기듣고 심장 떨어지는줄 알았다..
제발 몸 좀 생각해, 나 죽는꼴 보고싶지 않으면"
꿈을 꿨다.
오래전 . 준회와 결혼하기 전에 연애할때 ,
무슨 일로 쓰러졌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저때 몸이 너무 아파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부모님이 없는 외지에서 혼자 이렇게 아픈게 겁이나고 무서워서 , 서러워서 자꾸 눈물이 났다.
근데 그때 누가 가쁜 숨을 내쉬면서 내손을 잡았다.
준회였다.
준회는 눈물자국이 가득한 내얼굴을 아주 살살 쓸어주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저말을 했다.
아프지마라고 제가 죽을껏 같다고 ,
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인데
준회는 언제 지금처럼 변해버린걸까
나는 땀이 흥건한 채로 꿈에서 깼다.
*
과분한 사랑을 받는것 같아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뎃글 달아주신분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사실 이 뒤에 이야기도 (급하게) 짜놓았지만 아직 글로 풀어내기에는 제 필력이 go자..ㅎㅎ...
분량이 생각보다 짧은것같아 죄송합니다 ..ㅜㅜ..
다음편에도 준회는 여전히 밷보이일껏같네요! (((((제취향))))))
언제 여주는 행복해질껏인가..ㅎ..ㅎㅎㅎ...
새벽감성 그득한 똥글 망글 읽어주신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롬 ~ 20000 굿밤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