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못와서 죄송해요..일이 너무 바빠서 ㅠ.ㅠ
봐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고맙고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ㅠㅠ
1. 회귀(回歸) - 이재환
시트콤 녹화를 마치고 아무도 없을 숙소로 들어왔는데 왠 인기척이 느껴진다.
택운이 형은 병원에, 다른 멤버들은 연습실에 있을 시간이라 뭔가 불안한 마음에 거실불을 켜보니
소파위에 검은 봉지와 함께 누워있는 택운이 형이 보였다.
돌아온 것이다. 택운이 형이.
"..형"
"....왔어?"
너무 자연스러운 그 톤에 나도모르게 헛웃음을 지으니 형은 모르겠다는듯 의아한 시선을 보내온다.
여전하지만 어색한 공기에 대충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검은 봉지를 만지작 거리는 형이 보인다.
"그건 뭐에요?"
"..뚱바"
"아, 대충 듣긴 했는데 그거 혹시 화해의 표시?"
"뭐..대충은, 너 내일 스케줄있어?"
"아뇨? 없는데..왜요?"
"..애들 새벽늦게오지?"
"..네"
말없는 택운이 형이 저런 쓸데없는 질문을 던져오면 늘 불안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그럼 나랑 한잔만 하자"
솔직히 몸이 피곤하지만 이 기회에 형 속마음도 알아볼 겸 씻고나서 편의점에 다녀오겠다 말하고
씻고나와 맥주 몇 캔과 마른안주 조금을 사왔다.
"아, 같이 가도되는데 혼자 다녀왔네"
"됐어요, 거동도 불편하면서 무슨. 이리와서 앉아요 마시게"
쭈뼛쭈뼛 조금 불편해보이는 걸음으로 식탁의자에 앉은 형에게 맥주 한 캔을 따서 건네고 바로 나도 한캔을 따서 마셨다.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시원하고 청량한 맥주의 느낌에 하루의 피곤함이 싹 풀리는 기분이다.
"그래서 뭐에요?"
"응?"
"이렇게 술한잔 하자고 하는 이유가 뭐냐구요, 형 딴에 그냥일리는 없고."
형은 말없이 맥주를 들이켰다. 시간도 많으니 조금 기다려 볼까하는 마음에 아무 말 않고있었지만
한 캔, 두 캔. 빈 맥주캔이 늘어갈수록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형은 취기가 오르는 듯 보였다.
결국은 듣는걸 포기하고 귀가 붉어지도록 마신 형에게 일어나자고 하려는순간 형이 입을 열었다.
"재화나..."
다소 풀린 혀로인해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마치 안고있는 모든걸 풀 준비가 되어있다는듯 충혈된 눈빛이 단호해 보였다.
"말해요 형"
"무섭다..무서워어..."
"..뭐가 그렇게 무서워요."
"내가 이거밖에 안되는 놈이라서..무서워... 화 많이 났을거야..학연이, 너네도 내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밉겠지..다알아 다 아는데..
다 아는데도..왜 그랬을까..응?"
잔뜩 슬픈 눈을 하고서 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형을 차마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다.
"노래..하고싶다..무대도..서고싶어 재화나.."
형의 진심이다. 형은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있다.
다만 모든 현실이 따라와 주지 않을 뿐.
"너네랑..같이, 무대에서..노래하면서..춤추면서..팬들보면서..흐...그러고싶은데, 왜 안돼..왜.."
기어코 눈물을 보이고 마는 형에게 내가 해줄수 있는건 어줍짢은 위로의 말과 휴지를 건네주는게 전부였다.
내가 대체 형에게 해줄수 있는게 뭐지,
고작 이렇게 눈물이나 닦아주는거? 말동무가 되어주는거?
생각해보면 내가 형에게 해준것도, 해줄수있는것도 없었다. 그저 여섯명이서 무대에 섰던 때를 회상하고 그때를 그리는것 밖엔.
저런 모든것들을 학연이 형은 매일같이 해왔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저 학연이 형을 기다리는 것 밖엔 할 수 없다.
살면서 이렇게도 자괴감을 느껴본적이 있던가.
가까스로 목으로 넘긴 맥주가 그 순간 유난히도 쓰게 느껴졌다. 이 맥주가 달게 느껴질때가 오긴 올까?
ㅡ내가 할 수 있는건, 그리고 항상 해왔던 건.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너무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