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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엑소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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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가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아무 생각 없이, 나눠준 동성애 설문지에 엑스 표시를 하면서 든 생각이었다. 어차피 모든 애들이 엑스 표시 할 거 왜 나눠주는 거지? 설사 공표를 하는 애들이 있다고 해도 그건 장난에 불과할 텐데. 나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어떤 설문도 영양가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을 신고한다면 그걸 신고했을 때 애들의 공부에 미칠 영향만 생각해도 그저 흔한 해프닝, 그것도 아무도 관심갖지 않았던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므로. 하지만 동성애라면 얘기가 좀 다를지도 모른다. 학교에서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고 뭣보다 여자애들이 열광할 거 같았다.그리고 나도,집중적으로 단속했다. 학교에서 동성애 설문조사를 해준 덕에 들킨 동성애자들은 죄다 나에게 괴롭힘 당했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아는 동성애자가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으므로 이번에도 무성의하게 엑스 표시만을 하고 냈다. 그리고 곧 나는 그 설문을 잊어버렸다. 

 

 

 

“야,너 그거 들었냐?” 

 

 

 

“뭘 맨날 들었냬. 못들었어, 뭔 일 있냐?” 

 

 

 

“그, 장위안, 게이래.” 

 

 

 

“어?공부만 하는 애 아니야 걔?” 

 

 

 

그리고 내가 다시 들을 일 없을 줄 알았던 그 설문에 대한 얘기를 다시 듣게 된 건 이틀 뒤였다. 자칭 정보통이라는 봉준우가 언제나처럼 말을 꺼냈다. 사실 이 자식이 가져오는 정보는 거의 시덥잖은 것이었으므로 나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언제나처럼 대답했다. 하지만 그 다음 들려오는 말은 가히 전교생을 충격에 빠트리고도 남을 말이었고 그건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말을 잃고 어버버하는 사이 덤덤한 로빈이 느릿하게 끼어들었다.  

 

 

 

“어 걔. 우리 그저께 동성애 설문 했잖아. 그거 누가 장위안 지목하고서 증거로 상황설명 존나 자세하게 해놨대. 자기가 지켜봤다고 하면서.” 

 

 

 

“헐 미친. 불쌍하다….걍 냅두지.” 

 

 

 

“관종인가 보지. 근데 장위안도 불쌍. 하필 그런 놈한테 들켜서.” 

 

 

 

둘이 말을 주고받는 동안 나는 가만히 있었다. 왜 관종이지?왜 냅둬야 하지? 그런 애를?왜 그런 놈일까, 당연한데. 언제부터 한국이 이렇게 개방적이었다고. 만약 개방적이었더라도 하물며 중국인인데 이리 너그러운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잠자코 있었다. 아니 그보다 이 둘, 내가 동성애자들을 괴롭히는 걸 지겹도록 보지 않았나. 그럼에도 둘의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근데 걔가 본 상황이 뭐였는데?” 

 

 

 

“걍 뭐 자기 학원가다가 쪽쪽대는 소리 나길래 봤는데 장위안이 어떤 남자랑 끌어안고 키스하고 있었다고.” 

 

 

 

“남자는 어른?원조교제일 수도 있잖아.” 

 

 

 

“우리학교 애였다는 거 같음. 키 조온나 컸다던데.” 

 

 

 

“헐?너 아니냐 타쿠?” 

 

 

 

그 말에 내 얼굴이 일그러지는 게 나조차도 느껴질 정도였다. 안 그래도 게이를 혐오 수준으로 싫어하는데 엮이기까지 하니 기분이 더러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가 저번에 한 게이 새끼를 죽도록 팬 걸 똑똑히 본 게 저 새끼들이다. 한 대 치기에도 타이밍이 늦어져버려 끅끅대며 웃는 둘을 노려보다 다시 자리에 털썩 앉았다. 둘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여튼. 근데 거기가 모텔촌이었나봄. 역겨워서 더 못보고 지나쳤다는데 그런데서 찐하게 딥키스했으면 게임 끝이지 뭐.”

 

 

“와...이런 미친. 게이들이 활개를 치네 우리학교에. 아니 근데 장위안은 알아보고 키큰애는 못알아봤대?”

 

 

“일단 장위안만 신고됐대. 키큰애는 잘 모르겠음.“

 

 

“우리학교에 키큰애 흔하지가 않은데…. 아무리봐도 탁구같다 말이야….”

 

 

“그만해 미친놈아!”

 

 

“어 씨발 그만해라 로빈새끼야.”

 

 

두번째로 내 이름이 불리자 참을 수가 없어졌다. 둘은 좋다고 웃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게이로 농담따먹기나 하는 게 말이나 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로빈에게 웃으며 욕하는 와중에 건너편으로 보이는, 이어폰을 끼고 수학의 정석을 읽고 있는 장위안이 눈에 들어왔다. 저 새끼란 말이지? 

  

  

* 

 

 

사실, 내가 학교폭력 설문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건 나를 신고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애들은 자기들 공부 하느라 신경 쓰지 않거나 나에게 띄지 않으려고 모른 척 하거나 마지막으로 나에게 당하거나 셋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셋 중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게 나와 봉준우,로빈, 다니엘이었다. 알베르토나 샘은 가끔 와서 어울리곤 했지만 거의 두번째에 속했다. 이 말은 결국 내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전적이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나는 호모포비아이기도 했다.

 

 

“Hey.타쿠야 너 위안이랑 kiss 했다며?”

 

 

“닥쳐 씨발.”

 

 

“why...기분 나빠?”

 

 

“넌 안 나쁘냐?씨발?존나 남자끼리 붙어먹는다는데?”

 

 

“why not?위안 정도면 괜찮지.”

 

 

“이 미친 새끼가...”

 

 

“아아,ok.나 주번이라 가봐야 돼. 이따 봐 타쿠야.”

 

 

봉준우는 로빈이랑 어딜 간 건지 보이지 않고 학교를 돌아다니며 겨우 찾아낸 다니엘은 내 성질만 돋구고 주번이라 가봐야 된다며 쏙 빠져나갔다. 덕분에 찾아다니느라 짜증난 기분에 더러움까지 더해져 나는 괜히 쿵쾅거리며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부딪힌 건, 장위안이었다. 장위안? 원래도 혼자 다니긴 했지만 게이로 신고됐단 걸 알고 있는 몇몇 애들이 근처에서 무시하기까지 해 나가는 길인 모양이었다. 하필이면 왜 나랑 부딪혔을까.  

  

"저기 좀...비켜줘." 

  

"응?" 

  

"비켜달라고. 나 화장실 갈 거라서." 

  

"책 들고?" 

  

"……." 

  

"조심해. 나도 아니까." 

  

  

그대로 지나쳐 들어왔다. 자리에 앉고 나서 그 자리를 쳐다보자 걸음을 뗀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조금 굽은 등이 보였다. 분명 내가 지나치고도 얼어 있었을 거다. 왠지 만족스러워져서 턱을 괴고 푸흐흐 웃었다. 사실 조심하라고 말만 했지 정말 장위안이 조심한다고 해도 퍼트릴 거였다. 그냥 마음에 안 들었다. 게이인 것도, 공부를 잘하는 것도, 방금 나한테 말대꾸한 것도, 심지어는 등이 조금 굽은 것도. 사실 모든 단점은 게이인 것에서 나오는 거겠지만….퍼트려서 저 등을 조금 더 굽게 하고 싶었다. 공부에도 지장이 생기면 좋겠고 그 물고 빨던 남자애와도 헤어졌으면 좋겠다. 못볼 꼴 안 보게.  

더 이상 생각하는 것도 역겹단 느낌이 들어 그냥 고개를 묻고 잠에 들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내가 잠에서 깨어 주위를 둘러보고, 거의 두 시간이 지났음을 알게 됐을 때에도 장위안은 화장실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 학교에 갔을 때는 장위안이 보이지 않았다. 가방은 있었지만, 지나가는 여자애를 붙잡고 장위안이 어딜 갔냐고 물었다. 교무실에 갔다고 한 대답을 들은 후에서야 가방을 내려놨다. 아마도 신고된 일 때문에 간 모양이었다. 가서는 야단이 나고 모욕을 당하겠지. 그래도 싸지만 갔다 와서 또 어떤 일이 생길지 알면 좀 안쓰럽긴 했다. 간 지 10분 정도 됐다고 묻지 않은 것까지 알려준 여자애 덕분에 언제쯤 올 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동성애자인 애들을 잡기로 유명한 윤리가 한 번 신고된 애들을 맡을 때면 그 애들은 기본 두 시간은 빼먹게 됐다. 그것만 생각하면 내 계획은 완벽했다. 

  

"웬일로 일찍 왔네 탁구." 

  

"어." 

  

"위아니 보려고?" 

  

"꺼져. 아 아니, 일로 와봐." 

  

"꺼지라더니 미친놈이. 왜?" 

  

"장위안 신고당한거 모르는 애들 많더라? 평소엔 아는 거 다 떠벌고 다니더니." 

  

"왜, 전교생한테 다 퍼트리고 다녔음 좋겠냐? 잔인한 새끼가." 

  

"응, 퍼트려줘. 잔인하긴 지도 즐기면서 착한 척. 생각해봐 걔 지금 신고당한 걸로 교무실 갔는데 윤리한테 까이고 나왔더니 전교생이 다 자기 게이인거 알아. 어떨거 같냐 반응이?" 

  

내 말을 끝으로 뭔가 반응을 보일 것 같았던 봉준우는 잠자코 있었다.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봉준우도 이런 걸 즐기고 나랑 맞으니까 어울리는 거였다. 난 그걸 알았고 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말은 저래도 속으론 재밌어 하고 있을 거다. 잠시 기다리니 봉준우가 대답했다. 

  

"반응 다이나믹하겠지. 근데 그거 아냐, 윤리 사실 게이여서 두시간 세시간씩 애들 붙잡고 성추행한다는 소문이 있음." 

  

"어?미친.그 정도면 장위안 진짜 돌아버릴지도." 

  

"응 그러게….그럼 걔 나오기 전에 다 말해버려야겠네." 

  

저 얘기 하려고 그렇게 뜸을 들인 거였다니 좀 김이 샜다. 그리고 저 말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번엔 정말 내가 사람 하나를 망가뜨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까지 여러 사람을 망가뜨렸는데도. 

  

  

  

  

  

  

  

  

  

  

원래 그취방에서 썻던건데 댓글에 연재하라는 댓이 많아서 한번 와봄ㅎㅎ...헤헷 좀 더 추가하고 수정하고 그래서 원래 썰이랑 좀 다를수도 

필력고자.........인듯................이거 배경이 학교인데 너무 쟈닌해.....................상큼한 청춘게희 좋아하는데 정작 쓰는건 어두침침한 학교폭력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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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윽.....드뎌..글잡 입성했구나 대박조아이거ㅠㅠ
9년 전
독자2
후.... 쓰니야.... 작가님..... 신알신 하고 가....요........♥
9년 전
독자3
오오오 글잡입성..!!! 너무 좋음 ㅜ그취때 봤어여..♡ 신알신♡
9년 전
독자4
쓰니.. 사랑한다..ㅠㅠㅠ 그취에서도 정말 재밌게봤었는데ㅠ 신알신 하고가여ㅠ
9년 전
독자5
그취에서본적이없지만재밌네요
9년 전
독자6
신알신하고가뮤ㅠㅠㅠ 취저탕탕글이야ㅠㅠㅠ
9년 전
독자7
헐..헐..완전 푹빠져서 글읽어보긴 오랜만인것같아요...대박 신알신하고갈게요♡♡
9년 전
독자8
그취에서 봣는데 너무 재밌어요ㅠㅠ
9년 전
독자9
아 ㅠㅠㅠ신알신 할께여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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