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루한] 사랑둥이 - 06
BGM: Narsha - I'm in love
얼마만의 꿀맛같은 휴식인지.
반찬을 주시러 온 엄마에게 꼭 안긴 루루는 할아버지가 보고싶다며 토마스 가방에 그 조그만 손으로 잠옷을 착착 챙겨넣었다.
" 엄마아-! 나 하브지 집 가도대?? "
" 할아버지 집 가고싶어, 루루? "
" 하브지 보고시퍼... "
" 할머니 말씀 잘 들을 수 있어? "
" 네- 해야지 루루. 그래야 할머니랑 할아버지 보러가지- "
" 녜!!! "
" 엄마 그럼, 나중에 밤에 루한씨가 데리러 갈거야. "
" 뭘 그래- 우리가 하루 데리고 잘테니까, 데이트나 좀 다녀와. 요새 김서방 얼굴이 여간 까칠해야 말이지. "
그 말을 끝으로 혀를 쯧쯧, 찬 엄마는, 루루를 신발장으로 데려가서 신발을 신기셨다.
" 루루, 엄마 안녕- 인사해야지. "
" 엄마 안녀엉!! 엄마 사라해- "
" 잘 놀다 와, 일루와, 엄마 뽀뽀- "
" 뽑뽀- "
" 엄마도 루루 사랑해- "
조그마한 입술을 서툴게 맞댄 루루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생글생글 웃더니 이미 대문 앞에 서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외할머니에게 도도도- 달려갔다.
그렇게 해서, 이 넓은 집에 혼자 남았다.
7개월차에 접어드는 요즘 배도 많이 불러오고 입덧도 다시 시작해서 루루를 돌보기 어렵긴 했다.
아무리 착하고 또래보다 철이 들었다고 해도, 미운 다섯살인지라 가끔 다섯살다운 면모를 보여줄 때면 감당할 수 없을만큼 힘이 들었다.
루루한텐 미안하지만, 오늘 하루정도는 이렇게 편하게 쉴 수 있게 되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소파에 앉았다.
이제 무얼 할까- 생각하다가 아까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루한씨랑 데이트나 갈까?
" ....바쁘면 어쩌지, "
전화기를 들어 익숙하게 번호를 눌렀다. 제법 길게 이어지는 신호음에,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 바쁜줄 알면서도 시무룩해졌다.
- 자기야, 왜요.
" 어? 루한- "
- 응, 왜? 먹고싶은 거 생각났어?
" 아니이- 오늘 엄마가 루루 데려가셔서 재우신대. "
- 어이구, 어머님 힘드실텐데..
" 루루가 가겠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지 뭘. "
- 허리는 좀 괜찮고?
" 자고 일어났더니 괜찮아졌어, 오늘 일찍 올 수 있어요? "
- 일찍 가야지. 예쁜이가 혼자 기다리고 있는데.
" 자기 요즘에 얼굴 까칠해졌다고 엄마가 나보고 자기 좀 챙기래. 먹고 싶은 거 있어? "
- ...진짜 말해도 되요?
" 말 해요, 장 봐올게. "
- 진짜, 나 진짜 자기 먹고싶어.
" ....위험한 거 알잖아요, "
- 알아요. 안 할건데.. 말이라도 하면 좀 나으려나 싶어서.
" 뽀뽀 백번 해줄게. 얼른 와요- "
- 아으, 사랑해. 힘 난다.
" 나도- "
- 사랑해서 딱 죽겠다.
" ... "
- 나 요즘 너무 행복한거 알아?
- 결혼 너무 잘 했다, 싶어서.
- 니가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구요, 미치겠어.
- 얼른 갈게요, 사랑해.
사랑 가득한 전화를 끊었다. 습관처럼 볼록 나온 배를 쓰담으며 혼자 살풋 미소지었다.
우린 항상 연애 초반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아니고 루한이.
사랑한다고 몇번을 말해주는지, 오죽했으면 그렇게 어린 루루도 아빠가 말하는 걸 배워서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나 많이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사랑해, 영어 유치원에서도 I love you.
매일매일 선생님이 써주시는 원아수첩에도 '사랑해' 라는 말을 많이 하는 루루덕분에 다른 아이들까지도 '사랑해' 하고 말하는 것이 습관화 되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이 자주 쓰였다.
항상 선생님의 메모를 읽으며 쑥스러웠다는 건 비밀.
내가 가르친게 아니고 아빠가 가르친건 안비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흐뭇해졌다.
우리 사랑둥이, 이대로만 커서 남들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해줘야지, 싶어서.
나름의 굳은 결심도 했다. 루루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어서, 루루가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그런 아이가 될 수 있도록.
_
" 자기야- "
" .... "
" 나 왔는데, 뽀뽀 백번은 어디있나아- "
" ...루한, "
눈도 못 뜬채로 웃으며 내 눈 밑을 살살 쓸어주던 그의 목을 꼭 안았다.
이제 제법 쌀쌀해진 날씨라, 얇은 감이 있는 세미 정장 재킷에 찬 기운을 그득 달고 온 루한이었다.
이제 겨울 정장 꺼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 잘 잤어? "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 코앞에 걸린 그의 미소는 여느때처럼 따뜻했다.
내가 기분이 좋으니, 뱃속의 루시도 콩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루시는 시아버지가 지어주신 둘째아가의 이름이다.
임신했을 때 비행기를 타면 큰 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던 루한은, 내가 홍콩을 가는 대신 출장을 간 김에 홍콩에서 직접 시부모님을 모시고 한국에 왔었다.
그 때 아버님이 루시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던거고, 루루가 정말 마음에 들어했어서 그 이름을 선택했다.
" 어어, 루시 움직인다. "
" 우리 공주님, 아빠 온건 아나보네- "
" ..... "
" 누구 닮아서 이렇게 똑똑해. 루시야- "
그리고, 둘째는 딸이다. 루한이 그렇게나 기대하던 딸.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도 이렇게 예뻐하는데, 태어나면 도대체 얼마나 껌뻑 죽을런지, 상상조차도 되지 않는다.
" 아빠야, 루시야. "
" ...나는 엄마야, 루시야. "
소파 밑에 앉아 내 배를 만지고있던 루한이 나를 올려다보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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