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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12l
이 글은 4년 전 (2019/12/11) 게시물이에요
얘기가 길어질 수도 있는데 제발 나 좀 도와줘...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한 비밀이거든. 주위 사람들한테 털어놓을 자신이 없어 내 얘기 좀 들어줘... 심정이 복잡해서 글이 두서없을 수도 있는데 양해 부탁할게 

 

난 고삼이야. 대학에 붙었다면 지금쯤 엄청 즐기고 있을거야. 근데 난 수시를 망했어. 이런 일이 진짜 나에게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난 수시파였거든. 수능은 말아먹었어. 이 성적으로는 어딜 갈 수 있을지 감도 오지 않아. 재수를 해야하나 싶더라. 근데 진짜 너무 막막한거 있지. 난 공부를 못 해. 정확히는 수학과 영어를. 학원을 안 다니면 안 될 것 같은 수준이야. 노베이스라고 보면 될 것 같아. 하지만 우리 집이 재수 할 형편이 안돼. 기숙학원이 대학 4년 등록금이랑 맞먹는다고 하더라고. 부모님이 지원해주신다고 해도 너무 죄스럽고 부담스러울 것 같아. 더욱이 마음이 심란한게, 주위에 재수를 하겠다는 친구들은 다들 초연해하더라고. 재수 비용에 대해서 걱정하는 친구가 아무도 없어. 난 큰 돈이 드는게 너무 부담스러운데말야... 그래서 더 마음이 무거운 것 같아. 

더 문제는 이런 걱정과 고민이 대학에 그치지 않아.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렇게 해서 대학을 나온다면? 그 후에 뭘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재수를 결심한 친구들을 보면 다들 확고한 목표가 있더라고. 어떤 과에 들어가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말이야.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꿈꾸더라. 근데 난 모르겠어. 내가 하고 싶은게 없어. 

사실 말하자면 있긴 해. 비웃을지 모르지만 난 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어. 춤 추며 노래 부르고 무대에 서고 환호를 받고, 그냥 모든게 다 즐거웠고 다 좋았어. 그 화려함 이면의 고단함까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부모님은 은연중에 반대하셨어. 지금도 내가 그 꿈을 꾸고 있다는건 모르실거야. 중학교때부터 난 가수가 되지 못할까봐 초조하고 불안해했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해 가수를 준비하지 못했어. 춤과 노래를 배워본 적도 없고, 오디션을 마구 보러다니지도 못했어. 객관적으로 엄청난 미인도 아니고 실력도 어중간하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초조해졌어. 그렇게 불안에만 떨며 아무것도 못하다보니 어느덧 고삼이더라. 당장 입시가 눈앞에 닥쳤으니 집중해야지 싶었어. 그런데 결과는 아까 말했듯 처참했지. 내가 이러려고 꿈을 미뤄둔 채 공부를 했나? 잘 하지도 못하는 공부를 위해? 그럴거였으면 공부에서 탑이라도 찍었어야했는데. 그래야지만 가수를 내 길이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포기해버릴 수 있었을텐데. 지금 와서 가수를 준비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겠지. 데뷔하는 아이돌들 보면 전부 나보다 어리더라고. 난 우물쭈물거리느라 꿈인 가수도, 대학도 놓쳐버렸어. 이제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아무것도 가슴 떨리지 않아. 아무것도 기대되지 않아. 대학을 가고, 졸업해서 직장에 취직하는 것? 맞아. 이상적이고 좋은 삶인 것 같아. 이걸 원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을거고. 근데 난 그게 싫어...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아. 설레지 않아. 행복하지 않아. 난 평범한 삶이 싫어. 평범한 삶이 나쁘다는게 아니야, 물론 그것도 좋은 삶이야. 그런데 난 자신을 발산하는 가수의 삶을 꿈꿨어...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이 전혀 즐거울 것 같지 않아. 무엇보다 그런 직종중에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없어... 이렇게 좋아하는 일도 하지 못하고, 의미없게 살아가야 할 나를 상상하면 자꾸만 눈물이 나. 나는 왜 꿈을 위해 미친듯이 부딪혀보지 않았을까. 왜 두마리 토끼를 다 놓쳐 버렸을까. 원하는 삶이 아닌데 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그저 그렇게 살아지는 대로, 순응하며 살아가야할까. 

너무 막막하고 답답해. 가수 다음으로 되고싶다고 생각이 드는 건 검사인데 내 주제에 자꾸 이렇게 큰 꿈만 꾼다는 것도 참. 한심하다. 나는 왜 남들이 꿈꾸는 것을 꿈꾸지 않을까? 나도 남들처럼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고 싶어. 차라리 내가 원하는 것과 행복이 그런거였으면 좋겠어. 물론 이런게 쉽다는게 아니야. 하지만 적어도 이미 늦어버려서 영영 잃어버리게 된 꿈은 아니잖아. 난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너무 우울하다. 한 초등학생 쯤 부터로 다시 살고싶어. 죽도록 해서 가수가 되거나, 그게 못 될거면 공부라도 죽도록 하게. 미치겠다 진짜. 내가 너무 싫다. 삶의 이유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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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인1
아직 뭐가 하고싶은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입시까지 망쳐버려서 많이 불안하고 혼란스러운것같네. 나도 예전에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난 일단 대학생이 너무 하고싶었어서 아무 대학이나 붙을것같은데 넣었어. 난 내가 그렇게 비범하고 똑똑하고 끼가 있는 사람이 아니란걸 그때부터 잘 알았거든. 취직해서 월급쟁이 하면서 밥이나 먹고 살자는 생각으로 간호, 유아교육, 식품영양 이런데 고민하다가 간호 갔는데 힘들긴 하지만 후회는 없다.
4년 전
글쓴이
할 수 없는건데 포기가 안되는게 싫다... 살다보면 잊혀질까? 다른거 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혹시 지금 행복한지 물어봐도 될까...
4년 전
익인2
ㅇㅇ그냥 나쁘지않아. 취직해서 꾸준히 직장 다니다보니깐 돈도 꽤 모였구, 하고싶은 일이 생겨서 요즘엔 이직하려고 공부하고있어. 춤이나 노래 좋아하면 취미생활로 즐기는것도 좋을것같은데.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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