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은 이나리자키 입학식 날 스나를 처음 봤어. 교문에서 스치 듯 마주친 이름 모를 사람의 검고 삐죽한 뒤통수가 왜인지 모르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한동안 교문에 멍하니 서있었지. 삐- 소리와 함께 곧 입학식을 알리는 방송이 교정에 울려펴지기 전까지는 말이야. 방송을 듣고 뒤늦게 강당으로 도도도- 달려간 닝은 아차 싶었어. 묘령의 뒷통수에 시선을 빼앗긴 나머지 그만 자신의 반배정을 확인하고 강당에 와야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았거든. '아, 어쩌지 보고 오면 늦을 것 같은데.' 선생님한테 물어볼까..첫날부터 눈에 띄기도 싫은데. 다들 삼삼오오 반을 찾아가는 와중에 혼자 안절부절 하던 소심한 닝이 결국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쉬고 속으로 '빨리 뛰어서 보고 오면 되겠지.'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린 찰나, "아!" "아, 죄송합니다." 어찌나 급했는지 앞을 볼 틈도 없이 달려가던 닝은 누군가의 넓은 등에 얼굴을 박았고, 서서히 고개를 들자, 그 뒷통수를 다시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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