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썼어요. 같이 들어주세요! ❣️ jp saxe-if the world was ending ft. julia michaels) 한 달 전 닝과의 7년 연애를 끝낸 아카아시는 요즘 술이 늘었을거야. 이틀에 한 번, 언제는 삼일에 한 번. 그리고 술을 마실 때 마다 닝에게 전화를 걸거야. 처음엔 덤덤하게, 조곤조곤 말을 꺼내다가도 마지막엔 항상 물기어린 축축한 목소리로. 나 좀 살려달라고, 너무 힘들어 죽겠다고. 그럴 때 마다 닝은 아무 말 없이 전화기만 귀에 붙이고 있을거야. 조그맣게 숨소리만 내면서. 그리고 한참지나 아카아시가 울먹이는게 잦아들면 가차없이 통화종료 버튼을 눌러. 아카아시는 그 때 부터 시작이였어. 이제는 닝의 그 작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통화가 끊겼다는 화면이 뜨면 참았던 눈물을 퐁퐁 쏟아낼거야. 아까 뱉은 말을 계속 되뇌이면서. "나 좀, 제발 살려줘요, 진짜, 흐, 나, 죽을 것같아," 한 번은 숨이 넘어갈 듯 울면서. "하- 나는 당신때문에 힘들어서 미치겠는데," 한 번은 해탈한 듯 헛웃음을 치면서. 필름이 끊겨 정신을 잃기 전까지 울다 웃다를 계속 반복하다가도 끝에 와선 모든걸 내려놓은 듯, 테이블에 머리를 쿵 박고 알콜 가득 섞인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릴거야. "내가 널 완전히 잊는 날이 오긴 올까." - 그리고 또 몇 일 뒤 주말, 아카아시는 집에서 혼자 술을 먹다 닝에게 또 다시 전화를 걸거야. 대답을 하지 않아도 상관 없었어. 닝이 욕을 한다고 해도 아카아시는 전화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을거야. 그저 전화를 받아준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뻤으니까. "..보고싶다. 보고싶어 닝아-" 테이블 위로는 찌그러진 맥주캔 여러개, 그리고 바닥에 술이 조금고여있는 양주병이 한 개 올려져있을거야. 마지막으로 채운 술을 입에 털어놓고 전화를 건건지 잔은 비어있는 상태였지. 오늘도 닝은 전화를 받았어. 역시 대답같은건 들려오지 않았지만. "넌 다 괜찮은거지, 힘들지 않은거지." [.....] "그래서 이제 나도 그만하려고" [.....] 혼자 주절거린지도 벌써 20분. 오늘따라 아카아시의 목소리가 단단하다고 느껴져.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가 텅 빈 목소리였지. 잔뜩 마신 술이였지만 취하지도 않았고, 혀가 꼬이지도 않았어. 몇 일 전 울먹이며 하던 말도 오늘은 하지 않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아카아시가 축 늘어뜨리고 있던 팔을 들어 먼저 전화를 끊으려고 할거야. "사랑했어." 닝에게 하는 말인지, 아님 혼자 그냥 중얼거린건지 모를 사랑했다는 한 마디를 하고 휴대폰 액정에 천천히 손가락을 가져다 대. 그 때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아카아시의 손이 공중에서 멈춰. [그 정도면 됐어.] "....!" [그만큼 힘들어했으면 충분해. 아카아시.] "...닝아." [사랑해줘서 고마웠어. 그리고,] 나도 사랑했어. 아카아시. 그 정도면 됐다는 말. 틀림없이 닝의 목소리였어. 아카아시는 살짝은 몽롱했던 정신이 한 번에 확 깨는 느낌이였어. 전보다 조금 갈라진 닝의 목소리는 어디 몸이 상한건 아닌지, 혹시 그 동안 무슨일이 있기라도 한건지 아카아시의 걱정을 불러들였어. 사랑해줘서 고마웠다고, 그리고 자기도 저를 사랑했다고 예전처럼 이름을 불러주며 말하는 닝에 아카아시는 조용히 눈물 떨어뜨릴거야. "아프지말고 잘 지내." [너도.] "....우리 이제 끊을까." [..응, 안녕 아카아시.] "안녕, 닝." 손에 힘이 빠져버린 아카아시는 휴대폰을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리게 돼. 그리고 화면에는 통화가 종료되었다는 문구가 뜰거야. 아카아시는 천천히 무릎을 끌어당겨 두 팔로 감싸안고 그 사이로 고개를 숙인채 엉엉울기 시작해. 분명 닝을 놓아주기로 마음 먹었던게 목소리를 들으니 다시 부정하고 싶어지는거지. 아카아시는 한참을 울다 비틀거리면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천장을 보고 누운채로 눈만 감았다 떴다를 반복해. 이불을 덮지도 않고 한 쪽으로 돌아누워 한 팔로 머리를 받치고, 다른 팔은 얼굴 옆에 둔 채로 몸을 웅크려. 그리고 눈을 감고 입 속에서만 맴돌던 말을 뱉어내. "세상이 끝난다고 하면 당신은 다시 나한테 와줄까, ...나는 이미 끝나버려서 더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 이젠." 그런 후 천천히 눈을 감고 이전보다는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잠에 빠져드는 아카아시야. - 헤어진 뒤 힘들어서 우는 아카아시가 보고싶었을 뿐....... 아카아시 펑펑 울어주라..... 그럼 2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