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았다. 상처는 본디 치료를 해줘야하는데 눈으로는 찾을 수 없고 만져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따끔할 뿐 그리 아프지도 거슬리지도 않았기에 굳이 찾으려들지않았다. 상처는 마주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아파오기때문이다. 딱지가 앉았다. 이제는 굳이 찾지않아도 알 수 있다. 딱딱하게 굳은 짙은 갈색 딱지 아래에는 분홍빛의 여린 살들이 다시 차오르고 있었다. 참을 수 없이 간지러웠다. 차라리 미친듯이 긁고 파헤쳐 피를 보는 편이 나았다. 딱지는 온데간데 없고 깊숙하게 패인 상처와 붉은 피로 물든 내 손톱만이 남았다. 오히려 이 편이 속시원했다. 하지만 얼마가지않아 또 딱지가 앉을 것이다. 나는 가려움을 참지못하고 또 상처를 때리고 찢고 긁어내려가겠지 그래야 간지럽지않으니까 그래야 고통스럽지않으니까 나는 이제 더 이상 간지럽지 않다. 앞으로 딱지도 앉지않을 것이다 잘라내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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