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건물 1층에 카페가 하나 있음
키도 크고 해사하게 웃는게 되게 매력적인 여사장님이 운영하고 있음
머리를 길게 땋아서 댕기머리처럼 하고 다니시는데
그조차 우아해 보일 만큼 행동거지가 준수하고 사람이 매력있어 보임
되게 매력적이야
매일 커피를 5잔씩은 마시는 내 입장에서 그 카페는 정말 소중한 곳이었음
커피랑 딸기라떼, 휘낭시에 사먹는 거 이외의 뭔가는 하지 않았음
그럼에도 언제 한 번 "다들 팀장님만 같으면 정말 좋을텐데요" 라고 하더라구
나도 다른 직장인 남자들처럼
적당선까지는 좀 꼬와도 자주 가고, 별말 안걸고 아메리카노요 고맙습니다 또올게요 하고 가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느낌으로 받아들였음
잠깐 동안 무한반복 gif처럼 나 같은 사람들이 조용히 긁고 들고 나가는 나같은 사람들이
컨베이어에 실린 수백명의 내가 결제하고 고맙습니다 안녕히계세요 들고 나가는 상상을 했다
매출 잘 나오겠네 라는 생각을 함. 집에가면 기억에 하나도 남지 않을 하루겠구나 생각도 함
오늘 아침에는 조금 달랐음. 아침에 좀 일찍 도착한 김에 폰게임을 하면서 무화과 쿠키를 먹고 있었는데
뭐가 좀 늦게 나왔는지 어떤 아주머니한테 그렇게 닦이더라구 땋은 머리가 땅에 닿게 반으로 접히더라고
그렇게 해사하게 웃으면서 매력적인 표정 지을줄 아는 사람인데 억울하게 죄송해하는 표정 보니까 갑자기 울화가 치밀더라
저거 뭐 저렇게까지 하냐 평소에 쌓이는 스트레스 이런식으로 푸는건가 생각도 들고
그냥 내가 아는 사람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카페도 감정노동이라는 걸 뭔가 이미 알고 있던 게 생경하게 와닿는 느낌처럼 그렇더라
사람들이 말을 조금 더 예쁘게 했으면 좋겠다 라기보다도 예쁘게 마음을 먹었으면 좋겠다
아주머니도 자제분이 이런 취급 당하시면 기분 좋으시겠습니까? 5분 늦었다고 지금 10분째 화내시는데 이건 괜찮으세요?
스트레스 남한테 전가하려고 말같지도 않은 핑계 대시는 거 아닙니까?
라고 말하는 상상을 함. 나서면... 나서면 내 문제로 번지잖아. 좋아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