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때였는데 좀 피곤해서 엎드려있다가 갑자기 책상 덜덜 떨리고 문이랑 창문도 다 엄청 큰소리나면서 흔들리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서 일어났더니 다들 뭐야뭐야?? 하면서 무서워하고 있더라고...
근데 우리학교가 커트라인이 좀 높고 공부 좀 하는 애들만 들어오는 학교였어서 규칙도 엄격했어가지고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아무도 교실 문 열고 나갈 생각을 못함...ㅋㅋ
폰은 다 걷어가는데 인강보거나 수행 자료 찾는 것 때문에 패드나 노트북은 허용이었어서 그거 쓰는 애들이 인터넷보고 지진이었대! 알려주고서야 지진인거 알았음...
순간 대피해야하는거 아니냐고 난리나니까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이 와서 닥치고 조용히 야자나 하라면서 맘대로 나가는 애들 있으면 가만 안둘거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한번 더 규모 큰 여진 일어난 후에 인근에 사는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 찾아오고나서야 겨우 운동장에 대피시켜줬음... 우리 학교가 좀 외진 곳에 있고 각 지역에서 셔틀버스 대절하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어서 바로 집에 보낼 수가 없는 상황이라 일단 운동장에만 모였었음
근데 그때 전학년이 운동장에 모였는데 고3쪽에서 나 대학가야하는데 공부한거 어떡하냐고 단체로 엉엉 울고있더라... 그때가 입시 스퍼트 올리는 막바지때였던 것 같긴 했는데 고3들이 공부해야된다고 막 울부짖는 걸 보면서 지진난 상황보다 그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던 듯... 난 실기 비중 큰 예체능 쪽이었어서 공부를 덜 열심히 했었기에 그랬던 것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때 그 고3들이 제일 대학 잘갔어서 다음년도에 우리가 고3 됐을때도 천재지변이 크게 와야 대학을 잘간다 이런 미신 돌면서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이 올해도 지진 좀 크게 일어났으면 좋겠다~ 이랬었음... 애들도 고3되니까 좀 소문 믿고 지진빨 받고싶다 이런 얘기하고... 지금 생각하니까 대학이 뭐라고 그랬나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