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우리 식당에 자주 오셨던 남성 분이 있어 나이는 40-50대로 보였어 맨날 혼자 오셔서 20살인 나한테 공손하게 인사해주고 어린데 일도 열심히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잘 대해주셨어 그리고 식사 나오는거 기다릴때는 항상 책이나 신문을 읽으시고 가끔은 노트에 뭔가를 적기도 하셨어 그거보고 되게 점잖으신 분, 지적인 분이시구나 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거의 매일같이 오시던 그 분이 갑자기 한두달이 넘게 안오시는거야 그래서 나도 그 분을 기억에서 거의 지워버렸던 것 같아 그리고 오늘 그 손님이 오셨어 나는 처음에 못알아봤어 너무 오랜만에 오시기도 했고, 여러명이서 오시기도 했고, 무엇보다 옷차림이 되게 지저분하셨거든 항상 말끔한 정장느낌으로 입고오셨는데 오늘은 옷에 막 페인트 같은게 잔뜩 묻어있고 다 해진 겉옷에 펑퍼짐한 바지를 입고 계셨어 같이 오신 분들도 모두 그랬어 마치 공사장에서 점심 먹으러 오신분들 처럼.. 그리고 식사 다 하시고 그분께서 계산하러오셨는데 목소리 듣고 나서야 바로 그 분인 줄 알았어 되게 우울하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하시는데 그 표정이랑 떨리는 목소리 때문에 진짜 안타까워서 눈물날 뻔 했어 사람 인생이 이렇게 한 순간에 바뀔 수도 있다는걸 깨달았고 인생이 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꼭 다시 옛날의 그 분으로 돌아와서 우리 식당에서 맛있게 밥 드시고 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