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원래부터 우리를 비춰 주기 위해 존재하며 어떤 순간에도 나를 감싸 준다고 믿죠. 달이 사실 당신에게 요만큼도 관심이 없다고 해도, 아니, 당신이란 존재가 이 우주에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그건 그저 당신이, 우리가, 달이 인식하기엔 너무나도 작고 가볍기 때문이고 그 덕분에 우리는 매일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갈 수 있는 거니까요. 누구의 입에도 오르내리지 않을 만큼 무난하고 보편적인 인생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나와 엮인 누군가의 생을 안 좋은 방향으로 흔든다는 뜻이다. 나는 무엇도 바꾸지 못할 것이며 내 삶은 이곳에 존재하든 하지 않든 어떤 의미도 영향도 없다는 것을.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위로가 내 삶에 깃든 순간이 분명히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