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l조회 343l
이 글은 2년 전 (2022/1/21) 게시물이에요
짐노페디 1번 

 

부모님과 싸우며 들을 말 못들을 말 다 듣고선 어영부영 나오게 된 그때. 

제대로 된 짐 하나 가지고 나오지 못해 집에서 겨우 가져온 요를 깔고 얇은 이불을 하나 덮었다. 

평생 피우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담배를 하나 입에 물고 집에 들어와 하얀 연기가 검은 방 안을 메우던 그 때에. 

잠이라도 잘 자고 싶어서 틀어놨던 노래가 방과 어찌나 안어울리던지. 

귀 옆에 둔 휴대폰에서 나오는 싸구려 음질로 그나마 마음을 동여매고 제발 오늘은 일찍 잠에 들기를, 아침 해를 보며 눈을 뜰 수 있기를 바랬었다. 

지독한 불면증이였다. 

 

그렇게 밤을 세고 비척거리며 일어나면 오후 네다섯시라 또 별걸 하지 않아도 밤이 찾아왔다. 

그 때의 내 삶은 온통 밤이였다. 

달이 뜰때 나도 눈을 떴고 달이 눈을 감을 때 나도 눈을 감았다. 

 

나는 아직도 적막속에선 잠에 들지 못한다. 

어디 하나 집중할 곳이라도 만들어놔야 내 머릿속을 헤집는 이 못된 생각들을 떨쳐낼 수 있기에 나는 늘 내 머리맡에 휴대폰을 두고 잤다. 

그 내용이 뭐가 됐던간에 나의 집중을 가져가주기라도 한다면 그 뿐이였다. 

 

지금이야 좋은 원룸에 강아지도 옆에 있고, 눈물짓고 부른다면 달려와줄 소중한 사람이 생겼으니 뭐 괜찮아- 라고 말 할 수 있겠다만. 

다시 그 때의 그 노래를 들으면 난 아직 그 작은 방의 연기가 된다. 

피어오르는 연기에 발을 담구고 헤어나오지 못하는 테세우스처럼. 

난 엉덩이가 아닌 발이 묶여 깊은 밤이라는 무의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름도 이제서야 알았다. 에릭사티 짐노페디. 

여태까진 그저 노래에 귀를 집중시키기에 급급했으니까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낭자1
짐노페디 들을때마다 슬프지..
2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날짜조회
감성하루 04.11 01:2835 0
감성변덕쟁이 필경사 04.01 00:1627 0
        
        
        
2022년에 보기 좋은 내가 좋아하는 구절들 5 01.02 02:49 1236 7
연애하기 전 사랑에 대한 내 생각 12.26 10:29 993 0
돈 모으려고 휴학하는 거 어때5 12.23 02:11 579 0
5% 12.23 01:37 183 0
외로움을 배고픔이라고 착각한 적이 있다 1 12.10 22:14 829 3
진짜 오랜만에 글 쓰고싶다 댓글 남겨줄래?4 12.08 13:45 638 0
전시회 다녀왔다1 12.08 08:21 876 0
본인표출 이상주의자의 무의식 Ⅸ 9 12.06 23:01 1784 4
나 카톡테마 샀는데 오때16 12.05 03:01 3837 6
여기서 영화 추천받아도 되나 ?6 12.01 00:33 976 0
나 오늘 생일인데 축하좀 해주랑6 11.29 21:12 447 0
형 이름행시 장인이다 3명만 와라!11 11.14 13:07 1268 0
심리적으로 지쳤을 때 11.10 10:47 758 1
불완전한 에덴 11.09 10:57 530 0
아빠의 등 11.03 22:08 360 1
01.파리2 11.03 01:27 447 0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1 11.03 01:06 850 0
왜몰라2 11.02 01:19 394 0
자신감이 집 나간 날 10.29 23:58 467 1
올해 본 글인데 기억이 안나서2 10.27 01:21 953 0
전체 인기글 l 안내
4/30 6:00 ~ 4/30 6:0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감성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