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우울증 생겼는데
2년이 다 돼가는 시간동안 너무 쓸모없이 살았네
처음엔 내 돈으로 그래도 놀든 공부를 하든 했는데
중간에 증상 심해져서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간 뒤로는 부모님한테 금전적인 지원도 받고 있고...
시험 준비한답시고 독학학원 다니는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으면서 맨날 위가 아프고 몸살이 나고 감기가 걸리고....
스스로가 너무 나약하고 한심하고, 남들은 다 견뎌낸 걸 왜 못버티고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지 환멸이 나
나만 없었으면 다들 더 편할텐데
지금은 약 먹고 있어서 ㅈㅅ생각은 많이 줄었는데,
얼마전에 날 풀리고 확 심해졌을 때 제일 후회됐던 게 그 때, 처음 죽고싶었을 때 죽었어야 했는데....였어
조금이라도 일찍 갔으면, 내가 모았던, 남겨놓고 가는 돈이라도 꽤 됐을테고
꾸역꾸역 살아서 기생충처럼 이것도 무섭고 저것도 힘들고 하면서 부모님 노후자금 빨아먹지 않아도 됐을텐데
가족들도 사실 거의 아예 대화라는 걸 안 하고 지낸지 꽤 오래돼서 내가 죽어도 꽤 덤덤하게 잊을 것 같아
직장다니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항상 나는 대체될 수 있는 노동력일 뿐이고, 내가 없어도 세상은 너무나 잘 돌아간다는 거였고
내가 서 있을 자리가 아무데도 없다는 느낌이야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겠지
그냥 요즘따라 몸도 자꾸 안 좋고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서 구구절절 털어놓고 싶었어
시험공부한다고 학원 다닌 뒤로는 버스탈 때 안녕하세요 말고 하루에 단 한 마디도 안 하는 날이 더 많아서....
정신과 상담도 사실 5분컷이고.... 죽을 생각 드냐 자해하냐 이런 것 안 물어보기도 했고 나도 먼저 말할 분위기도 아니라서 말 못했었으니까
친구들한테 이런 우중충한 얘기 하면 아무도 안 좋아할 게 당연하고 사실 본인들 인생 사는 것 만으로도 힘들고 벅찰텐데 나까지 신경써달라고 징징대는 게 싫어서 말 못하겠고
언제든 마음이 들면 죽을 수 있게 장소, 준비물도 봐 뒀고
미리 댓글이나 블로그 글 같은 것들 다 정리해놨고 이 글도 아마 곧 지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긴 익명이 보장되는 곳이니까 이런 글이나마 올려보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