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초중고) 엄마가 맨날 나 학원 간 사이에 내 가방 뒤적여서 친구들끼리 주고받은 쪽지 같은 거 훔쳐보고 실실 웃으면서 놀리고 그랬거든?
근데 거기 예민한 내용도 담겨있을 거 아니야, 내가 누굴 좋아하네마네 누구랑 데이트를 하네마네 아니면 친구들끼리 욕하거나 이런 것도.
한창 예민할 시기에 그런 게 너무 싫어서 보지말라고도 당연히 해봤고, 가방 다 정리하고 하교하기도 해봤고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노력 다 했는데
그래도 일기장이며 뭐며 방 뒤적이면서 다 훔쳐보고 나를 소유물처럼 대하더라고
그래서 나중엔 아예 책가방을 베란다 다용도실에 숨겨놓고(엄마가 잘 안 열어보는 장소였음)다니고 걍 프라이버시에 미친듯이 민감한 사람이 됨
그래서 휴대폰에 뭐 켕길만한 게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내 프라이버시가 폰, 컴퓨터에 담겨있긴 하잖아 뭐 친구들이랑 대화 나누거나 남자친구랑 대화하는 거라던지 그런 거?
봐도 상관 없는 내용이긴 한데 그냥 그게 들어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누군가가 내 폰을 만지면 싫은 감정으로 이어짐.
그래서 난 내 폰으로 사진도 못 찍게 하고 내 컴퓨터 앞에도 못 앉게 함.. 친구들이 사진 좀 보자고 폰 확 뺏어가면 막 내 메모장이나 카톡 같은 거 들어가서 볼까봐(그럴리 절대 네버 없지만) 불안해서 금방 다시 뺏어오고
엄마가 날 너무 예민한 사람으로 키워놨어.. 좀 이런 부분에서 엇나갔다고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