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 아른거리는 불빛들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다 이내 걸음을 옮겨 조금 어둡다싶은 서재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 가득 차있는 형의 체취에 숨통이 막힌다. 금방이라도 내 이름을 부르며 날 안아줄 것만 같던 형이 이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는게 난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액자 속 웃고있는 우리의 모습이 선명하기만 한데 어째서 신이란 작자는 나만 살려두셨을까, 왜 형을 데려갔을까. 원망스러운 마음들이 뭉쳐 만들어낸 분노에 바닥에 주저앉아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렸다. 모든 걸 버릴정도로 사랑한 사람인데 내 전부외도 같던 사람을 앗아간 그 날이 너무나도 밉다."…형."조금만 기다려, 나도 곧 찾아갈께. 형이 있을 그 곳으로, 다시 만난다면 그 땐 정말 원없이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