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오늘 날씨 왜이러냐.. "
" 그러게... 우리 줌먄오빠 화났나? "
" ...뭐여그건 "
" 엑서 수허 모르닝? 내남자라구 있는데, "
" 에효 또저러네; "
*
점심을 먹고 한참 나른할 시간.
원래대로라면 매점이라도 달려가 수다를 떨었겠지만
평소완 달리 어두운 하늘, 추적추적 내리는 비, 우중충한 분위기에
다들 가만히 교실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궁상맞게 꼭 이런날에 생리가 터지는 바람에 늘어지는 몸을 붙잡고
얌전히 자리에 앉아 담요를 두르고 무리들과 떨어져 엎드렸다.
*
잠이 들랑말랑 조금이라도 자면 쿡쿡 쑤셔오는 아랫배가 가벼워질까
점점 마수에 빠져들려는 찰나
" 야 "
달갑지 않은 목소리가 날 현실로 끌어냈다.
덕분에 잠이달아났다.
고갤올려 바라보니 이 상황에서 제일 반갑지 않은 변백현.
평소에도 장난을 그렇게 치는 녀석인데 설마 이런 날까지 괴롭히겠어싶어
불퉁하게 나오려는 말들을 겨우 정리해 대답했다.
" ...뭐 "
" 너 오늘 밥 누구랑 먹었냐 "
뜬금없이 저건 왜물어보는걸까
또 장난을 치려는걸까
평소같으면 받아줬겠지만 오늘은 정말 몸이 안좋아
저절로 표정이 굳어갔다.
" 왜또 "
" 왜또? 왜~~또??? 자기 지금 그런말이 나와? 벌써 나한테 질린거야?? 너무해!! "
일부러 이러는걸까 시선이 주목되는걸 싫어하는 날 열받게 하려는건지 소리를 지르며 모두가 쳐다보게 만들었다.
" 아 왜그러는데; "
" 왜 박찬열이랑 먹었는데 "
" ? 박찬열이랑 밥먹은건 어떻게 알았냐? "
" 왜 박찬열이랑 먹었냐니깐? "
" 그냥 어쩌다보니까 같이먹었어. 갑자기 그건 왜; "
대체 이건 뭐하자는거고 무슨상황인지
이해가 안되는 행동에 짜증이 잔뜩 치밀어올라
대꾸없이 고갤 책상에 파묻었다.
" 이것보소? 여봐라!! 죄인은 고개를 들라!! "
" 아,진짜 죽을래?? "
" 싫은데~ 에벱벱베벱무베ㅞ베베, 야 너근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못생겼냐? 음.. 아닌가? 평소랑 똑같은가? #%@#$@#?@#$ㅃ% "
그럼그렇지 역시 변백현은 매너라는게 없는 놈이다.
억지로 내 얼굴을 잡아다 끌곤 눈을 맞춰온다.
" 하... "
오늘따라 비실비실, 화낼 힘도없어 그냥 그러려니 하곤 이상하게도 따듯한 손바닥에 얼굴을 기대 눈을 감았다.
" .... "
" .... "
이러고 얼마나 있었을까,
손의 온기가 이상하게도 따듯해 달아났던 잠이 다시 오는듯 했다.
이제 좀 내 상태를 안건지 조용해진 변백현, 커다랗고 폭신폭신한 손바닥을 배게삼아 정신을 놓으려는데,
" 네 자리로 가라. "
언제 온걸까. 오세훈이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 ... "
"
" ... "
저 둘이 저렇게 사이가 안좋았나... 제 3자가인 내가봐도 좋지않아보이는 분위기.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다 먼저 눈을뗀 변백현이 내 손을 잡아끌어 뭔갈 쥐어줬다.
" 결론은 이거 주러 온거라고, 아프지마라~, 자기 아프면 속상해! "
손에쥐어진 따듯한 핫팩.
얼마나 흔들어 놓은건지 따듯하다 못해 아주 뜨거웠다.
내가 무슨 지 애완견인 것 마냥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제 갈길을 간다.
" 뭐래...푸흡... "
사람을 참 화나게 하다가도 얄밉게 챙겨주는 모습에 실없이 웃음이 터져나왔다.
변백현이 철들었나...? 생각하니 너무 말이 안되는것 같아 털털 웃고말았다.
핫팩을 담요사이에 끼워 배를 따듯하게 하던참, 갑자기 가만히 앉아있던 오세훈이 벌떡 일어나 교실밖으로 나갔다.
언뜻 창문사이로 스쳐지나간 얼굴은 잔뜩 구겨진 얼굴이었다.
" 변백현이랑은 싸운건가... "
궁금하긴 했지만 남자애들 사이엔 별로 끼고싶지 않았던터라
따듯해지는 배를 몇번 쓰다듬어주곤 신경을 껏다.
수업시작까지 얼마 남지않은 시간.
다시 잠을 자기엔 몇분 남지 않았기에 그냥 교과서를 펴고 책상을 정리하던 도중-.
탁-.
책을 얹어두는데 오세훈 책상서랍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주워놓으려고 의자밑으로 몸을숙인 내 시야에 들어온건
초콜렛과 핫팩.
" ... "
집어든 초콜렛은 이미 녹아 젤리같았고 핫팩은 변백현이 준 것과 같이 따듯하다못해 뜨거웠다.
이게 의미하는건 뭘까.
" 아, 그거... "
언제온건지 오세훈이 멍하니 서서 내 손에든 초콜렛과 핫팩을 바라봤다.
" 어... 아니 그게... "
" 그냥 너.. 아파보이길래 보건실을 갔더니 이거면 될거라고 해서...혹시 단거 싫어해...? 그냥 약을 가져올걸 그랬나... "
" 어? 아.. 아니 나 단거 좋아해.. 고마워 잘먹을게~ "
" 추우면 내 교복 덮어도 돼... "
괜히 부끄러워진 분위기에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창문밖으로 이쪽을 바라보고있는 변백현과 눈이 마주쳤다.
1. 변백현
2. 오세훈
골라바
+) 전에 왔던거라 익숙함 주의
넘나 심심해서 와봐쪄....8ㅅ8
다들 쥬그지마... 화력 살아나라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