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필 사진 ‘하이브 빌딩’
| 아이돌 영상시청 미션 하달
| 완료 시 실제로 2만원 지급
| 수십~수천만원대 상금 제안
| 상위 미션 참여로 투자 유도
| 돈 넣고 잃는 전형적인 사기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하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사칭해 아이돌 등의 쇼츠 영상을 시청하면 돈을 주겠다는 방식으로 사기를 치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션 달성 시 즉시 소액을 지급해 신뢰를 쌓은 뒤 ‘더 큰 상금이 걸렸다’며 돈을 내고 수행하는 상위 미션으로 유도하고, 돈을 입금하면 잠적하는 전형적인 사기 형태가 드러났다.
지난 25일 기자는 무작위로 많은 사람과 함께 텔레그렘창에 초대됐다. MUSINSA 모그룹창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채팅 글이 올라왔다. 초대자는 참여자와의 질의응답으로 방에 초대된 취지에 대해 아이돌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을 달면 보상해준다 소개하고 또 다른 그룹창 링크를 띄웠다.
링크를 타고 들어간 그룹창 프로필 사진은 하이브 빌딩으로 돼 있었고, 방 이름은 ‘음악작업반 566’, 방장 이름은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였다. 이미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던 창에는 동영상 시청 후 미션 완수를 인증하는 ‘아이돌 동영상 캡처 사진’이 수시로 올라왔다. 이어 ‘완료’라는 메시지가 줄이어 올라왔다.
안내 멘트로 동영상을 시청하고 캡처해 인증하면 보상한다고 했고, 참여를 원할 시 한 연구원에게 대화를 요청하라며 또 다른 링크를 띄웠다.
링크를 접속해 띄워진 개인 텔레그렘창에서 동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채 “참여했다”고 밝히니 미모의 여성으로 프로필 사진이 게시된 ‘김지희’라는 연구원이 말을 걸어왔다.
이 연구원은 존칭과 반말 등을 어색하게 섞어 사용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귀하의 접수원입니다”라며 “보상 2만원을 받으러 오셨습니까?”라고 했다. “네”라고 답하자 이름과 은행 계좌, 직업, 성별, 전화번호, 나이를 양식에 맞게 작성하면 2만원을 지급하겠다며, 수령 시 계좌 스크린샷을 요구했다. 이후 알려준 통장 계좌에는 2만원이 즉시 입금됐다. 미션을 참여하지 않았지만, “참여했다”는 말만으로 돈을 지급해준 것이었다.
이어 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연구원은 “텔레그램 채팅 도구를 통해 더 많은 아티스트 영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하루에 30개 이상의 아티스트 영상 작업이 진행되며, 일일 활동에 참여하면 50~150만원을 벌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더 많은 커미션을 받기 위해 계속 참여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네”라고 답하자 같은 방법으로 미션에 참여하면 더 큰 보상을 주겠다고 했다.
음악작업반 566창에 20분 간격으로 올라오는 작업에 대해 순번대로 링크를 클릭해 나오는 각각 틱톡의 르세라핌, 아일릿 등 아티스트 영상을 5초 이상 시청한 후 스크린샷을 보내면 완료된 작업당 5천원을 받게 되며, 5만원 도달 시 입금시켜준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친구를 추천하면 30만원이 지급되며, 3개월간 근무하면 180만원에 추가 보상도 준다고 공지했다.
음악작업반 566창에는 미션 도중 흐름이 끊기고 액수대가 높은 상위 미션을 수행한 인증도 올라왔다. 액수대는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했고 입금된 계좌 인증 사진이 잇따라 게시됐다. 이때 연구원에게 “영상 시청 미션은 나오지 않냐”고 질문하니 “아티스트 랭킹 이벤트”라며 “새로운 비디오 작업이 공개되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답했다.
아트스트 랭킹 이벤트는 입금해야 보상을 받는 방식이었으며 금액수가 수십만원대에서 수백만원대에 달했다.
이후 다시 동영상 시청 미션이 이어졌다. 이 과정 중에 그룹창에 미션을 완료했다고 인증한 참여자들에게 사기 주의를 알리기 위해 대화를 걸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한 명은 답변을 해줬으나 “사기인줄은 몰랐다”고 답했다.
총 6번 동영상을 시청한 뒤 5만원이 또 지급됐다. 처음 초대된 MUSINSA 모그룹창에는 ‘야동’이 띄워졌다. 이후 음악작업반 566창은 사라졌다. 연구원은 “왜 그룹 내 다른 사람들과 비공개로 채팅하고 있나요?”라고 추궁했고, 이후 대화는 종료됐다.
전문가는 이 같은 사기를 당한 경우 피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금융사기근절실천운동센터 대표인 예자선 변호사는 “텔레그렘 등으로 익명을 통해 이용한 사기는 추적이 불가능하고 남의 통장으로 썼을 가능성이 농후해서 피해 회복과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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