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하게 낚시를 하고 있는 풍월주. 여울은 그에게 다가갔다. "여까지 어인 일인가." 또 불통에 대해 항의하러 왔나. 이제까지 제법 항의하러 온 화랑이 많은 듯 풍월주가 익숙하게 되물었다. 그에 여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왜 불통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허허. 이유가 궁금해서 온건가." 여울은 나름 완벽하게 적어낸 것이었다. 도덕경도 제법 많이 보아왔었고, 적당히 빗대어 적었다고 생각했었는데 풍월주의 불통을 받았다. 게다가, 불통을 주는 그의 모습은 제법 많이 언짢아 보였다고. 풍월주는 여울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대답했다. "난 기본을 도덕경으로 하여 왕에 대하여 논하라 하였다. 그런데 너는 관찰을 하였더구나." 도덕경을 기본으로 하여 왕에 대하여 적었다. 하지만 그것에 여울의 생각은 없었다. 중립. 반대도 찬성도 하지않는 중간. 그의 글에는 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존재하지 않았다. "본인의 생각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논한 것을, 어찌 논했다 할 수 있겠누." "...알겠습니다." 여울은 고개를 끄덕이며 씨익 웃었다. 아버지가 없어 권력으로 밀어줄 사람이 없다. 권력에서 밀려난 공주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들어내지 않는 것이 살아남는 법이라 배웠다. 여러 사람들을 보먀 통찰력을 키웠고, 통찰력으로 본인을 숨기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생각을 들어내지 않고 사는 것이 어찌 살아있다 할 수 있겠나." 풍월주는 그의 스승으로 그에게 한수를 두었으나, 그것이 그에게 닿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