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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재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나는 03년생으로 내가 응시하는 22수능은 문이과 통합 첫 세대였다. 

국어는 문학과 비문학이 공통영역으로 화법과 작문 / 언어와 매체 택1 선택영역이였고, 

수학은 수1과 수2가 공통영역 그리고 확률과 통계 / 미적분 / 기하 중 택1 응시하는 시험이였다. 

나는 국어는 화법과 작문 수학은 미적분 탐구는 물리학1 생명과학1을 응시하였다. 

수능 전날 학교에서 수험표를 받고 고마운 선생님들의 많은 응원을 받으며 시험을 치르게 될 학교에 미리 가보았다.

집과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곳이라 안심했다. 수능날 늦지 않기 위해서 일찍 잠이 들었고 아침에는 아버지께서 차로 직접 데려다주셨다. 


나는 항상 국어를 어려워하는 이과생이였고, 수능날 국어 시험지는 정말 어려웠다. 

나중에 가채점을 해보니 4등급이였다. 수학은 원점수 76점으로 2등급을 받았고 영어는 4등급이였다.

영어는 듣기에서도 실수를 하는 바람에 저렇게 처절한 점수를 받았다. 평소에는 2등급이 꼬박 나와줬던 과목이였다. 

나는 지방에 살고 있고 내가 사는 지역 거점 국립대학 이른바 '지거국'학교에 입학하고 싶었지만 내가 받은 수능 성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처음부터 가고 싶은 대학교가 있었고 그 대학밑으로는 자존심이 허락하지가 않아서 일찍이 재수를 결심했다. 

내가 수능을 못 봤으면서 재수하고 싶으니 부모님에게 돈을 달라며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조한 수능성적은 내 책임이니 말이다.

그래서 고3이였던 2021년 12월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처음 시작했던 아르바이트는 돼지고기집과 한우집 서빙이다. 일주일에 2번씩이니 4일 근무다.

나머지 3일중에 하루는 야간 택배를 지원해서 했다. 19세도 가능한 일용직 아르바이트는 택배만한 게 없었다. 일당도 평균 17만원 내외의 돈을 받았다.


나는 꼼꼼함, 세심함, 정직함, 책임감 이런 장점을 가졌다. 일을 할 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나의 강점이다.

하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채용하지 않겠다며 거절당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12월이 다 지나갈 무렵 편의점 구인광고 공고글을 보고 점장님께 연락했다.

곧 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 되니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며칠 뒤 면접을 보고 교육받고 일을 하게 되는 날을 잡았다. 


그렇게 주6일을 근무하면서 일을 하다보니 그 전까지는 생각지도 못 할 액수의 돈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1월이 다 지나고 2월이 되니 정시로 합격한 대학중에 선택을 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둘 다 가기 싫었다. 애초에 목표했던 대학교가 아니였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목표했던 학교 다음으로 No.2와도 같은 지방 사립학교라고 하지만 나한테는 목표했던 대학을 못 가서 가는 대학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2월 6일 부모님께 재수하겠다고 말을 했다. 완강하게 반대하셨다. 이유를 물어도 실패할거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였다. 

계속되는 언쟁에 화가 나신 아버지는 "저런 사가지 없는 세기는 집 밖으로 쫓아 내버려야 된다."라고 소리치셨다. 

저런 세기를 키웠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 날 새벽 나는 집을 나왔다. 

그 전날인 2월 5일은 1월부터 일했던 편의점으로부터 1월 한달간 일한 분의 월급을 정산 받는 날이였다. 월급을 받자마자 나는 고시원 방을 하루종일 알아보았다. 

내가 사는 지역이 지방이니만큼 고시원은 보증금을 받는다. 보증금과 월세 계약까지 끝냈다. 

나는 그 전부터 반대를 하던 부모님으로부터 나올 계획을 미리 끝마쳐놓은 상태인 셈이였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반대한다면 그 때는 집을 나오겠다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해 놓은 상황이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끝까지 반대하셨고 아버지로부터 그런 심한 말까지 들었기 때문에 방아쇠를 당겼다. 집을 나온 거다. 

여행용 가방과 캐리어, 책가방 등에 수건, 옷, 책, 이불 등등을 모두 담았다. 그리고 택시를 불러서 짐칸에 실어 넣고 몇 번이고 왕복을 하면서 짐을 모두 옮겼다.

이 모든 것들은 부모님께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던 내 계획이다. 필요한 돈을 모두 내가 스스로 만들어 냈다면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책임을 졌다고 생각한다. 

어린애처럼 떼 쓰는 것도 아니다.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했으니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성공을 목표로 집에서 나오면서 실패를 짊어지고 돌아오지 않겠다."라는 포부를 가지고 집을 나왔다. 


부모님께서 재수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하시는 건 인생이 늦어진다는 게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늦게 빛나는 별도 충분히 눈부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나는 고시원에서 재수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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