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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028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5/10/15) 게시물이에요



김일성 만세




는 제목 때문에 발표되지 못한 김수영 시인의 시야.

국정 교과서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이 나서 들고왔어.

아래는 전문.

김일성 만세 | 인스티즈

김일성 만세


'김일성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趙芝薰)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김일성만세'
한국의 언론 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張勉)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김수영 시인의 사진은, 그 어떤 사진이더라도 그 맑은 눈에는 언제나 묘한 광기가 어려있음이 보여. 그 광기가 무엇을 향한 광기였는지는 몰라도, 나타와 안정에 취한 이들을 언제나 슬프게 하는 그런 광기 임은 틀림 없어.

나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고매한 정신도 가지지 못했고, 울면서도 바람보다 먼저 눕는 강인한 풀뿌리가 되지도 못했고, 마당에 떨어지는 살아있는 눈을 보며 가래를 뱉는 젊은 시인의 기침이 되지도 못했지만,


적어도 내 권리를 위해서만은 움직이는 운동권 청소년이었기 때문에 또래보다 빨리 정치니 정의니 하는 이야기를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던 사람이지만,



독재자의 딸이 당선됐을 때에도,
남북 갈등이 깊어질 때도,
무고한 시민들이, 학생들이 검은 물밑에 스러져가고 그들의 가족들이 그 매서운 바다보다 더 매섭게 울어도,
국가의 한 정당이 "종북" 두 글자로 밀려 해산될 때에도,
사람답게 일하게 해달라는 투쟁이 아무런 관심도받지 못한 채 몇 년 간 계속 되는 걸 보면서도,
같은 국민으로 대우해 달라는 말이 철저하게 무시당하는 걸 보면서도,

나는 내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정치적 신념을 가질 때 마다
조금이라도 우경화되면 일베충이라고,
조금이라도 좌경화되면 빨갱이라고 욕먹는 게 무섭다는 이유로,

내가 역사 속에 살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도
항상 어떤 일이든 가치 판단을 미뤄왔어.

역사가 평가해 줄거야. 후대에 어떻게든 기록될 거야. 2, 30년 뒤의 역사 교과서는 이 일들을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그냥 내가 생각하기를 포기해 왔어.

하지만 내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판단하기를 포기했다는 이유로, 미래의 교과서에 이 일이 어떻게 기록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 빨리 나와버리고 말았어.


현 정부는 박정희 정권을 이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 이라고 기록되겠지.
북의 도발을 제압하며 강경한 대처를 했다고 기록되겠지.
해상교통사고에 과도한 배상을 요구하는 이들 때문에 국민 갈등이 초래되곤 했다고 기록되겠지.
국가 전복을 목적으로 한 종북 정당을 척결한 것이 현 정부의 업적 중 하나라고 기록되겠지.
쌍용차 노조 투쟁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 기록되지 않을 거고,
생존권과도 같은 인권을 부르짖던 성소수자들은 국가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가장 더러운 좌파로 기록되겠지.


당장에 내년부터, 내 동생들, 사촌동생들, 조카들이
누군가 옳은 삶을 살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던 것들이 다 부질없었다고, 틀린 일이었다고 배우게 되는거야.


이제는 더 이상 나중으로, 후대로 미뤄서는 안돼. 각자 개인이 하나하나 나서서 판단을 하고 옳고 그름을 따질 때가 왔다고 생각해.


김일성 만세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를 과연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정부의 입장과 다른 관점의 역사를 가르치는 걸 허용하지 않는 나라를 과연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북측의 주체사상을 싫어하지만, 그걸 찬양하는 사람이 있다면 허용해야한다고 생각해. 그게 옳아서 또는 틀려서가 아니야. 그냥 그런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야. 그런 사람들까지 받아줄 수 있어야 자유민주주의 국가지.

하지만 그런 언동을 금하는 것 만으로도 모자라서, 애초에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게 자라나는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게 옳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80년대 김일성 만세를 외쳤던 김수영 시인의 고매함을

우리가 조금은 닮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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