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태주
목말라 물을 좀 마셨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유리컵에 맑은 물 가득 담아 잘람잘람 내 앞으로 가지고 오는 창 밖의 머언 풍경에 눈길을 주며 그리움의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을 때 그 물결의 흐름을 느끼고 눈물 글썽글썽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아주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는 한 마디 말씀도 이루지 아니했고 한 줌의 눈짓조차 건네지 않았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