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대선 캠프 내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한 김광두(70) 전 국가미래연구원장이 대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최소 수천만원의 보수(소득)를 축소해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재계와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광두 위원장은 1990년대 말부터 금융사와 대기업 여러 군데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는데 그중 일부 기업에서 자신의 보수 중 일정액을 해당 회사가 비용으로 처리하게끔 요구해 소득 총액을 축소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김 위원장은 2007~2009년 한 대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할 때 여느 사외이사들과는 달리 매달 100만원씩을 경비로 처리해 연간 보수총액을 낮췄다. 당시 김 위원장의 보수는 3400만~3600만원으로, 여느 사외이사의 보수에 견주어 연간 1200만원씩이 적었다. 김 위원장이 10년 이상 이 회사 사외이사로 재직한 만큼 경비로 처리된 총액은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이 줄어든 만큼 김 위원장은 소득세 상당액을 탈루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석좌교수로 재직한 점을 고려하면, 소득세 과표구간 상한선이 8800만원(2011년 기준)이던 시절 경비 처리 금액인 1200만원에 대해 소득세 35%인 420만원을 내지 않은 셈이다. 이 경우 국세법의 ‘신의·성실 원칙’ 위반에 해당한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국세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법 위반 여부는 조사를 해봐야 판단할 수 있지만, 세금 탈루 과정에서 적극적 고의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그에 따라 처분 수위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또 고소득자의 소득세 부담을 높이겠다는 문 전 대표의 공약과도 정면 배치된다. 문 전 대표는 당내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고소득자 소득세, 고액상속·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래전 일이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그런 요구를 했을 리 없다”며 “무슨 이유로 그렇게 된 것인지 당시 근무한 사람도 없어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원장은 2013~2014년 대우조선해양이 제공한 차량을 무료로 이용해 특혜 시비가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두고두고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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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김광두 서강대 교수(왼쪽부터),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과 함께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두 교수는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약하면서 `경제 과외교사‘로 불렸던 시장주의 경제학자다. 이정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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