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기 44년 만에 역사속으로
1975년 첫 상륙 '혁신적 기계'
은행 직원 없이도 현금 인출
은행권 너도나도 기계 도입
현금 뽑기만 가능해 기능 '한계'
84년 ATM 등장..주도권 뺏겨
“현금이 없네. CD기에서 돈 좀 뽑아올게.”
현금을 인출하는 기계의 대명사로 꼽히던 은행 CD기가 올 들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동네 구석구석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과거의 유물이 됐다. 1975년 8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 44년 만이다. 현금 인출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더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나오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모바일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그 존재감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페이(간편결제) 사용이 많아진 것도 CD기가 ‘퇴장’하는 데 한몫했다.
○그 많던 CD기 어디로 갔나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를 기점으로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이 운영하는 CD기는 모두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공항 등 일부 지역에 CD기 13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기기는 환전 전용이다. 통장이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CD기는 없다. 금융감독원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3년에는 시중은행이 운영하는 CD기가 1만15대에 달했다.
CD기는 현금 인출, 계좌 이체, 잔액조회만 할 수 있는 기계다. 현금 및 수표 입금,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ATM에 비해 기능이 떨어진다. 가장 마지막까지 CD기를 운영하던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2017년 서울 개롱역과 서울대에 있던 CD기를 철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안산외국인센터에 놔뒀던 마지막 CD기를 없앴다. CD기가 있던 자리에는 ATM을 새로 설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금 출금과 이체만 가능한 CD기는 쓸모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테스트용으로 본사에 두고 있던 CD기마저 지난 1월 처분했다.
https://news.v.daum.net/v/20191112172806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