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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스트 W ll조회 238l 0

중국과의 관계에서 베트남의 실패는 조선에게 매우 중요한 경험으로 작용하였다 명월 전쟁의 교훈은 1407년 태종의 발언에서 나타나며 심지어 1414년에도 이 문제를 되새기는 태종의 모습이 발견된다 조선 입장에서 볼 때 명월전쟁은 또 다른 심각한 사건을 조선에 초래할 위험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사례였음이 분명하다 많은 측면에서 조선은 베트남과 매우 유사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국가 모두 14세기 말 명과 조공 책봉 관계를 수립하였으며 15세기 들어서는 국가 전반에 대한 개혁이 실시되고 있었다 그러나 명월전쟁은 조선과 베트남 역사가 각기 다른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과 명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유지된 반면 베트남과 명의 조공 책봉 관계는 파괴되고 베트남은 명의 내지로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명 친화 정책은 베트남과 명나라의 전쟁으로부터 얻은 교훈이 작용하였다고 볼 개연성이 충분하다

조선이 호씨(왕조의 권신인 호계리가 1400년 찬탈로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베트남 지배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대략 1403년부터였다고 볼 수 있다 명 실록에 의하면 이 해 43일 호씨 조정에서 명에 사절을 보내 진씨(陳氏)의 가계가 끊긴 고로 호씨로 하여금 안남권리국사(安南權理國事)로 나라를 다스리게 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사절은 호씨를 안남국왕으로 책봉해 주기를 구하였다 동일 사료에서 조선으로부터 온 사절 이귀령이 조공품을 바치고 황제에게 표를 올렸다고 한다 두 사절은 동시에 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조선 사절이 베트남으로부터 온 사절을 보았으며 적어도 베트남의 지배자로서 호씨가 명에 사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이귀령 일행이 알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호씨의 베트남과 이씨의 조선은 상당히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14031115일 베트남으로부터 조공 사절이 남경에 도착해 진조의 왕 진일규가 사망한 이후 후사가 끊겼으나 호씨가 진조 왕실 여성의 아들로서 그가 어렸을 때부터 왕실과 가까웠고 호씨가 임시로 베트남을 지배하는 것은 안남 백성들의 요청 때문이었음을 강조하며 영락제에게 복종 의사를 전하였다 같은 날 조선으로부터 주본(奏本)을 가진 사은사가 남경에 도착했다 주본의 내용은 조선 태종 이방원의 가계도에 대한 해명, , 종계변명(宗系辨明)이었다 왕계의 정통성을 입증하고 명나라와 사대관계를 형성하는 부분은 베트남 사절의 해명 작업과 매우 유사한 측면이라고 할 것이다

이로부터 열흘 뒤 영락제는 베트남에서 호씨의 지배를 인정하며 안남국왕에 봉하였고 명 조정은 모든 공식 명칭에서 베트남 국왕 호한창(胡漢蒼, 호계리의 아들)을 지칭하는데 안남국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1404년부터 상황이 급변하고 있었다 조선 측에서는 1404년 말부터 베트남의 왕에 대한 명 황제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변화는 1404828일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때 진첨평(陣添平)이란 자가 남경의 명 조정에 와서 자신이 진 왕실의 예종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진첨평은 호씨가 왕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했다고 알렸으며 황제에게 군대를 동원해 자신이 진씨 가계의 복수를 하게 도와달라고 탄원하였다 이 탄원에 대한 명 조정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시점에 조선에서 파견된 사절이 남경에 들어왔다 925일 참판사평부사 이내는 하정사 겸 세자 책봉 요청을 위해 조선을 출발해서 1216일 남경에 도착하였다 3일 뒤, 조선 사절과 베트남 사절이 함께 황제에게 조공을 바치는 예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여기서 영락제가 진첨평으로 하여금 베트남 사절단 앞에 나서게 하자 베트남 사절들이 옛 왕의 아들을 알아보고 놀라 당황스러워하다가 엎드려 절했으며 그중 몇몇은 눈물까지 흘렸다는 기록이 명 실록에 전해진다 이 과정 속에서 조선 사절들은 베트남의 왕위를 놓고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조선 사절은 영락제가 베트남 공격을 명령하는 시간에도 남경에 있었다 영락제는 14061월 명의 군대가 진첨평을 호위하여 베트남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진첨평은 베트남으로 가는 도중 살해당했으며 그 사망 소식이 명 조정에 전해진 411, 같은 날 조선의 이방원이 보낸 설미수가 조공 사절로 남경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후 조선에 보낸 영락제의 조서 안에는 베트남 정벌의 이유가 호씨의 찬탈에 대한 응징이었다고 적시되어 있었다 호계리가 죄악을 저지르고 천조(天朝)를 속여 자신이 진씨와 혈통을 공유한 적통이라 주장하며 황제로부터 책봉을 구하는 잘못을 저질렀으며 진첨평을 죽이고 명에게 적대하는 죄도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이다

태종은 이 상황에 대해 안남국왕이 황제에게 달려와 고했으나 황제가 거병함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황제는 본래 공을 세우기를 좋아하니, 만약 우리가 조금이라도 사대의 예를 잃는다면 황제는 반드시 군대를 일으켜 죄를 물을 것이다라고 전하였다 , 베트남의 정치 변동 사정을 최소한 짐작하고 있었던 조선 조정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며 이는 베트남-명의 관계가 조선-명의 관계와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393년 태조 이성계가 명에 사절을 보내 국호를 조선으로 바꾸었다는 사실을 알렸으나 중국으로부터 정식 책봉을 받지는 못했고 이는 조선 건국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이 상황은 정종을 거쳐 태종 이방원이 왕위를 계승할 때까지도 지속되었다 이방원이 왕으로 즉위한 1401년에도 명나라는 이방원이 국내의 혼란을 극복하고 나라를 다스리는데 큰 공이 있다는 점을 칭찬하면서도 조선의 왕이 아닌 권지국사(權知國事)로 임명했을 뿐이었다 이 해 6월이 되어서야 조선국왕이라는 칭호를 부여받게 되었다 베트남의 경우에서는 호계리가 전정태사(傳政太師)가 되어 전권을 장악하고 나서도 상당 기간을 기다려 그 아들인 호한창이 즉위하고 나서인 1403년에서야 안남국왕으로 봉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유사한 정치 외교적 과정을 밟아 왔던 조선으로서는 자신들도 베트남과 같은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동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1407년부터 조선으로서는 명에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안남평정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가 조선에 이르기 전에 이미 조선 조정에서는 명의 비위를 맞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418일의 시험에서 표문을 안남평정을 축하함이라고 제시하여 51일에 영락제의 조서가 경복궁에 이른지 일주일 만에 명에게 보내는 답신을 마련하는 기민한 태도를 보였으며 59일에는 함부림을 정사로 하는 조선 사절단이 안남 평정을 축하하기 위해 곧바로 남경으로 출발했다 이런 기민한 태도 덕분이었는지 조선 사절단 일행은 911일에 귀국했는데 남경에서 영락제로부터 받은 대접이 비교적 호의적이었다는 보고서를 올리게 되었다 안남 정벌을 축하하는 내용이 담긴 조선 측의 의표가 황제에게 전해졌고 영락제는 조선 사신들에게 안남의 불순함과 황제의 군대 동원이 사리에 맞음을 반복해서 깨우쳤다고 태종에게 전하였다 이는 명과 조선 양자가 영락제와 조선 사절단이 만나는 자리를 베트남의 불순함과 조선 측의 충실함을 대비시키는 자리로 활용한 것이다 이 경우 조선도 불순할 경우 황제의 군대가 출동할 것이라는 위협적인 요소도 분명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왕위 계승에서 정통성을 확인받는 일도 그 직후 추진되었는데 태종은 함부림이 돌아온지 하루 뒤인 912, 연회를 열었고 여기에 남경에 다녀온 관료들이 많이 참석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 연회에서 태종은 함부림의 보고를 언급하면서 두 왕자들에게 설명하여 세자 책봉을 진행하였다 925일에는 세자 이제(태종 이방원의 첫째 아들)가 신년 하례를 위해 남경으로 출발했으며 명나라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던 중신 중의 한명인 이내를 세자와 동행시켜 세자의 정통성을 아주 확정하고자 한 태도를 보였다 명나라 입장에서는 이러한 조공국 왕족의 친조만큼 황제의 영광을 발현하는 일이 없었으며, 왕과 황제의 직접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통해 조선 왕실의 복종 의사를 보이는 매우 유효한 수단으로 활용하였다 조선 측에서는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확인하고 태조-홍무제 시기 요동정벌-홍무제가 직접 이씨를 응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겠다고 위협하는 대립, 갈등 상황에서 전통적인 조공 책봉 관계를 회복하고 조선의 안전과 독립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태종 이방원은 명나라와 베트남의 전쟁이라는 위기 상황을 사대의 강화를 통해 해결하였으며 태조 대 베트남과 유사했던 두 국가(조선과 베트남)의 위상은 태종 이래 속지와 번속국, 그것도 명조의 조공 책봉체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번속국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결국 조선의 왕과 외교 사절들이 명월전쟁의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이용하였으며 영락제 역시 이를 통해 조선을 적절하게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니얏링, 조선 조정의 명월전쟁(1406-1407) 인식 사대정책의 확립과 관련하여, 인하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3, pp.3~13.



영락제 주체 vs 태종 이방원

간단하게 요약드리자면,

조선은 명나라와 베트남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의 원인을 비교적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전쟁의 원인이 조선과 유사한 환경에서 왕조의 정통성으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사대의 강화를 통해 영락제의 비위를 맞춰주며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영락제, , 명 조정도 양쪽에서 동시에 싸우기 보다는 적극적인 친화 정책을 펼치는 조선을 인정하고 2인자로 존중하되 베트남처럼 불순한 마음을 먹는다면 언제든지 공격갈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기회로 활용했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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