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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NERBLEll조회 343l 2
이 글은 4년 전 (2019/12/07)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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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몇 마장 기다리면

비 그칠 것을

기어코 장대비 작달비 속을 뚫고

가야 할 때가 있다








신경림, 가을비

 

 

 

젖은 나뭇잎이 날아와 유리창에 달라붙는

간이역에는 찻시간이 돼도 손님이 없다

플라타너스로 가려진 낡은 목조 찻집

차 나르는 소녀의 머리칼에서는 풀냄새가 나겠지

오늘 집에 가면 헌 난로에 불을 당겨

먼저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셔야지

빗물에 젖은 유행가 가락을 떠밀며

화물차 언덕을 돌아 뒤뚱거리며 들어설 제

붉고 푸른 깃발을 흔드는

늙은 역무원 굽은 등에 흩뿌리는 가을비








강경주, 낮잠

 

 

 

시작부터 끝까지 화면 가득 비가 쏟아지는

흑백영화 한 편

보았습니다

 

짤막짤막한

줄거리

 

토막토막난

장면들

느리게 느리게 지나가는

무성영화 한 편

보았습니다

 

재상영은 불가능한

살아있는 다큐멘터리도 한 편

보았습니다

 

아직 뜨거운 한낮이었습니다








박노해, 서성인다

 

 

가을이 오면 창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 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방으로 돌아와 나 홀로 서성인다

가을이 오면 누군가

나를 따라 서성이는 것만 같다

책상에 앉아도 무언가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아

슬며시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나도 너를 따라 서성인다

선듯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

흘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

남몰래 부풀어 오른 씨앗들이 서성이고

가을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 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그리운 얼굴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이애리, 곰팡이

 

 

 

꽃 아니라고 기죽지 마라

눅눅한 습지를 지탱해 온 그늘과

불임의 시간들 뭉쳐 촘촘히도 피었구나

 

너를 다녀간 세상의 모든 음지가

다 독 되는 게 아니라고 믿는다

만지기만 해도 세균이 번지고 마는 것은

저 불온한 사람의 손길이지

이어지는 혐의들

 

그리운 체온 감지하며 늑골 아래서

저토록 푸르게 꽃이 될 수 있으니

내 스러져 썩은 후에도 다시

이녁의 한 줌 허리에 깐깐한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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