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의존하던 화장품 자외선차단원료 국산화

日에 의존하던 화장품 자외선차단원료 국산화

태경그룹 계열사 `에스비씨` 군산공장 준공식 가보니

화장품 자외선·백탁현상 막는
나노이산화티타늄 최초 개발
내년 증설 통해 年600톤 생산

전북 군산에 위치한 `에스비씨` 공장 전경. [사진 제공 = 태경그룹]"에스비씨(SBC)가 국내 최초로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가 일본에 100% 의존하고 있던 친환경 자외선 차단제 원료인 나노이산화티타늄(TiO2)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태경그룹은 에스비씨를 필두로 화장품 소재 산업까지 강화해 세계 1위 무기화학 소재 회사로 도약할 것입니다."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20일 전북 군산에 있는 에스비씨 2공장 준공식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올해 일본 화장품 원료 공급회사가 무기계 자외선 차단 원료인 나노이산화티타늄의 한국 공급을 제한하면서 국내 화장품업계가 초비상이었다"면서 "에스비씨가 나노이산화티타늄 양산에 성공하며 화장품 제조업체가 자외선 차단제 원료 조달 시 겪는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에스비씨 2공장은 대지면적 9908㎡에 생산동 2개동 등 총 7개동으로 구성됐다. 2공장 인근인 1공장에서 나노산화아연을 생산해 왔지만 앞으로는 나노산화아연도 2공장에서만 제조한다. 2공장에서는 나노산화아연 120t, 나노이산화티타늄 240t 등 무기계 자외선 차단 원료 총 360t을 생산할 수 있다.

김 회장은 "내년에 추가 증설로 나노이산화티타늄 생산량을 600t가량까지 끌어올려 무기계 자외선 차단제 원료 전체 생산량을 720t으로 확대하고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비씨 나노이산화티타늄은 '텔리카(TELIKA)'라는 브랜드로 국내 여러 화장품 생산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자외선 차단제 원료는 크게 유기계와 무기계로 나뉜다. 유기계 원료는 제품을 사용한 뒤 30분 정도 지나야 자외선이 차단제에 흡수되기 시작하며 작용한다. 바르면 하얗게 들뜨는 백탁현상이 생기지 않는 대신 땀에 쉽게 지워지기 때문에 자주 덧발라야 한다. 반면 무기계는 빛을 튕기는 원리로 자외선을 차단해 바르자마자 작용한다. 대신 백탁현상이 있다. 최근에는 환경보호 등을 위해 무기계 원료를 선호한다.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자외선 중 UV B를, 나노산화아연은 UV A를 차단한다. 요즘에는 UV A·B 모두 차단되는 제품이 인기다.

조용재 에스비씨 연구소장은 "무기계 자외선 차단 원료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물질은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 두 가지뿐이다. 무기계 물질이 자연친화적이지만 백탁현상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별로 없었다"면서 "에스비씨가 개발한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입자를 나노화한 덕분에 백탁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노이산화티타늄 설비시설에 들어서자 거대한 통 여러 개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신태욱 에스비씨 생산연구본부장(공장장)은 "원료인 일미나이트에 염기 반응을 가장 먼저 가한 뒤 중화→수세→산성물질과 결합→무·유기 코팅→건조→분쇄→포장 과정을 거쳐 나노이산화티타늄을 만든다"면서 "가장 중요한 공정은 나노화 상태로 바꾸는 산반응이다"고 말했다.

에스비씨는 산화아연·아연말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주된 생산품은 타이어 등을 만들 때 필요한 고무용 산화아연으로, 세계 톱10 타이어 제조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액 882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나노산화아연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 나노이산화티타늄 양산체제 구축에도 성공하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태경그룹은 태경산업, 백광소재, 태경화학, 남영전구, 경인에코화학, 태경가스기술 등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전체 매출액은 약 5635억원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09&aid=0004487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