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멀미 심했어요
지하철도 못 타구요
중학교까진 걸어서 3-40분 거리였는데
고등학교때 버스로 10정거장 넘는 거리라
엄마가 매일 아침 태워다 줬었어요
엄마 힘들다고 대학생 되자마자 면허 땄는데
운전 하면서도 종종 멀미를 해서
같은 지역 대학교에 갔지만 학교 앞에서
자취했고 취업 후에도 직장 앞에서 살았어요
멀미가 너무 심해서 병원에 갔었을 정도에요
엄마차를 탄다고 해도 세번 중 두번은 멀미하구요
연애할때 제 사정을 아는 남편이
이런저런 배려를 참 많이 해줬어요
그래서 사실 결혼에 큰 관심이 없었다가
남편이 보여준 모습만 믿고 결혼했어요
남편 본가 제 친정 신혼집 다 같은 지역이라
명절에 오래 차 안타도 되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시어머니께서 신혼집에 너무 자주 오셨어요
남편에게 조정 부탁하면서 서로 불편해졌었고
결국 친정엄마께 말해서 엄마도 자주왔더니
어떻게 말 했는지 방문 횟수는 많이 줄었어요
그래도 가족 행사가 있으면 같이 가는데
두어달전에 시할머님 생신날 이동하면서
제가 조수석에 타고 시부모님 모시러 갔는데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앞문 딱 여시더니
저보고 내리라고 하셔서 엄청 당황했었어요
다행히 시어버지께서 뭐라 해주셔서
(제 멀미에 대해 다들 아세요)
그냥 뒷좌석에 타시긴 했지만 엄청 불평하셨어요
그리고 지난 토요일에 다른 가족 행사가 있었는데
출발전에 집앞으로 오셔서는 남편 차 문 열자마자
절 밀치고 조수석에 앉으셨어요
저는 난감해서 어머님께 다시 말씀 드렸는데
(그땐 이버님께선 일정이 있어 따로 오셨어요)
대꾸 없이 문 닫으셨고 남편도 별 말 없길래
그냥 그대로 친정 방향으로 걸어갔더니
남편이 급하게 내려서 어머님 뒷좌석 가시고
절 조수석에 우겨 넣더라구요
가는 내내 시어머니 불평 + 혼내는 말 듣는데
남편은 대꾸 한마디 없다가 집에와서는
저한테 멀미약도 먹었는데 그냥 한번쯤은
어른한테 져주라고 하는데 터졌었어요
그날 또 대판 싸우고 남편은 지금까지
시댁에서 지내고 있어요
그냥 사소한 싸움일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을
시어머니께서 고작 멀미면서 어른 공경할
줄 모른다며 친정에 전화하셔서
불치병이란 단어까지 쓰시며 화내셨고
친정에서도 일을 이지경으로 만든 남편한테
크게 화나셔서 이혼한다면 말리지 않겠다세요
저도 이미 정떨어진 상황인데
이 남자는 멀미가 별거냐는 식으로 나오며
이혼 얘기도 그냥 하는 말인 줄 아네요
진짜 멀미땜에 이혼하면 웃기긴 하겠다는 데
웃기는진 몰라도 전 진짜 이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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