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대구맛집일보' 페이지. 이 페이지는 본래, 대구의 여러 맛집과 음식들을 소개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대구지역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서도, 재료소진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되자, 목적이 한 가지 추가됐다.
이 페이지 관리자 하근홍씨(38)가 지난 21일 "많은 업체들이 매출도 매출이지만, 가진 식재료도 소비를 못해 이중 손해를 보고 있다. 대형마트 식재료는 동이 나는데, 식당 냉장고엔 식자재가 가득하다"며 "도움이 필요한 업주들은 메시지 주면, 음식이 필요한 분께 노출될 수 있게 하겠다"는 글을 올린 것.
이후 이 페이지엔 22~23일 이틀간 "범어동 국수매장에 아직 판매하지 않은 쌀국수 50여인분이 있는데, 이를 사장님이 할인된 가격으로 직접 배송해주신다 한다" "종로와 범어동에 모츠나베 식재료가 많다. 싼 가격에 양은 50% 늘려 포장판매한다" 등 많은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또 "정가로 드리고 사겠다" "좋은 일 한다. 어려울 때 다 같이 도울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 아닐까. 함께하면 더 빨리 극복해나갈 수 있다"며 호응하는 시민들도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노출이 된 일부 가게들에선 음식이나 식재료가 소진되고 있다. 이 페이지 홍보를 통해 재고가 한 시간 만에 소진됐다는 한 디저트카페 사장은 댓글을 통해, "발 벗고 나서 행동해주신 관리자님과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매장으로 전화가 폭주해, 모든 전화를 받지 못해 죄송하다. 사태가 진정되고 다시 활기찬 대구가 될 때, (어려울 때) 찾아주신 시민들을 위한 깜짝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게다가, 한 업주는 "마스크를 들고 오면 마스크 3개당 양지쌀국수나 새우게살볶음밥을 준다"며 "모인 마스크는 주신 분들 성함으로 모두 대구시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