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철없고 뜨거웠을 때 발에 채일 듯했던 연심들도
이제는 하나하나 납덩이처럼 무거운 추가 되었고, 언
어는 신의 축복이라는 당신의 말엔 마냥 동의할 수는
없게 된 나이가 이윽고 내게도 밀려왔답니다.
이제 당신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는단 걸 알았을 때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
랐어요. 내내 고개를 숙였던 것은 그 어색한 얼굴 때
문에요. 저 공허한 밤하늘로 밀어올리는 쓸쓸한 종
소리의 궤적에 뺨을 대고 잠이 들면 늘 떨어지는 꿈
을 꾸며 잠꼬대 같은 생각을 했어요, 잠깐.
외람된 말이지만 이렇게 춥고 서러운 것은 아마도
타성에 젖었기 때문일 거예요. 아시죠, 늘 가라앉는
삶도 있어요. 눈꺼풀은 이미 세계를 이고 있는 탓에요.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