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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천러ll조회 736l
이 글은 3년 전 (2021/1/16) 게시물이에요

 정도전 덕에 위화도 회군이 다시 이야기되는 듯한 상황이군요. 사실 위화도 회군은 말이 많기는 합니다. 일단 회군이 우발적이었느냐 계획적이었느냐부터 해서 사불가론에 여기서는 그런건 다 집어치우고 그냥 요동 정벌이 가능했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제 의견은 불가능입니다. 이유는 명나라와 조선의 입장으로 나눠서 밑에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고려의 사정부터 보겠습니다.

 

ㄱ. 고려의 사정 (어째 모 순정만화가 떠오르기는 하는데.. 그냥 넘어갑시다.)

 

 

 ㄱ-A : 원정군의 규모

 

 일단 당시 위화도 원정군의 규모는 총 5만명이고 그 중 전투원은 대략 3만입니다. 그리고 출정 시기는 음력으로 5월입니다. 음력으로 5월이면 양력 기준으로는 6~7월이며 이는 곧 초여름, 찌는 듯한 더위와 함께 장마가 찾아올 시기입니다. 사실상 원정군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은 편입니다. 분명 적은 수는 아니지만 상대는 통일 중국인데 그들을 상대로 3만의 전투원으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학계의 연구는 이게 거의 고려의 모든 국력을 쏟아부었다는 것입니다. 인구 증가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200년후 조선이 전국에 17만의 군대를 확보했던 상태라는 걸 고려하면 당시 고려가 얼마나 내부가 엉망진창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뭐 애시당초 조선이어도 힘들 문제기도 합니다. 당장 조선 건국 후 요동에서 주원장에게 보낸 보고 중에 "조선이 30만 대군을 동원하면 요동은 못 지킵니다!"라는 보고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사실 30만 대군이면 요동을 도모할 수 있죠. 아니. 20만이어도 장수에 따라서는 해볼만한 도박입니다. 하지만 조선 자체도 30만 대군을 확보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여말 선초 당시 그 개막장의 고려로는...

 

 ㄱ-B : 계절

 

 더군다나 또 다른 문제는 장마입니다. 4불가론에서도 언급된 사항이지만 당시는 여름에 장마철입니다. 여름이라는 건 두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농번기이므로 한창 장정들이 농사 생각만 할 때이면서 동시에 식량이 부족할 때이며, 또 하나는 더위가 엄청나게 심하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비까지 주구장창 오는 장마철입니다. 한민족의 특기는 각궁으로 상징되는 활, 특히 복합궁이나 합성궁 같은 것인데 이 활을 만들때 중요하게 사용되는 아교는 습기가 많고 온도가 높은 여름철에 아주 잘~ 녹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합성궁이나 복합궁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자체가 기온과 습기때문이라는 걸 고려해보면 그보다는 상황이 좋은 한반도라 해도 그 여름 날씨에 믿을 수 있는 무기인 활이 아작이 난다는 건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당시 피폐한 고려의 상황이나 여름이라는 특성상 군량도 충분히 확보했을 지 의문입니다. 실제로 1차 요동 정벌도 군량 부족(사실 이건 요동성 군량 창고를 홀라당 태워먹는 사건 탓도 컸지만)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말입니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이성계 자신도 우왕의 요동 정벌을 어쩔 수 없이 찬동하게 될 때 계절을 가을로 미루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묵살당해버렸습니다.

 

 ㄱ-C :  왜구

 

 또 다른 문제는 왜구입니다. 1350년경부터 창궐했던 왜구는 1380년의 황산 대첩과 몇년 후의 관음포 전투, 그리고 일본 남북조의 내란이 점차 북조의 우위로 막을 내리는 상황 덕에 어느정도 기세가 꺾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왜구는 나름 활동적이었습니다. 실제로 4월 말 황해도 남부 연안에 왜구가 출몰했고, 원정군이 출발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는 80척이란 적지 않은 수의 왜구 함대가 진포에 나타나 근방을 노략질합니다.

 

 물론 고려 조정도 왜구에 대비하기 위해 후방 예비 부대를 어느정도 확보해두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부족이었습니다. 양광도의 40여개 고을이 털려버렸고 양광도쪽에서는 "병력이 취약해 답이 없다!"는 절망적인 보고만 올릴 뿐이었습니다...

 

 ㄴ : 명나라의 사정

 

 

ㄴ- A : 1차때와는 상대가 다르다.

 

 사실 1차 원정은 꽤 괜찮았었습니다. 왜냐면 그 때의 상대는 다 망해가던 원나라,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원나라 잔당들 중 기철의 아들을 중심으로 한 진짜 잔당들 중에서도 일부라고도 볼 수 있는 세력이 상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때도 군량 못 확보해서 허덕거리다 퇴각해야했습니다. 뭐 그 때야 요동지역을 일시적으로 점유하기나마 했습니다만...

 

 하지만 이제 상대는 통일제국 명나라였습니다. 이미 명나라는 어느 정도 요동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거니와 결정적으로 위화도 회군 전 해인 1387년 풍승을 사령관으로 한 군대를 요동으로 투입, 금산까지 진격시켰고 결국 요동을 통치하던 북원의 군벌 나하추를 항복시켰습니다. 금산은 위의 지도 붉은 동그라미 부분입니다. 이 곳까지 20만 대군을 출전시켰는데 요동 어느 지역이든 20만 대군 정도는 투입시킬 여력이 당시의 명나라에게는 이미 충분히 존재했습니다.

 

ㄴ-B : 동맹은 없다!

 

 그래도 만약 희망을 가진다면 북원이 고려와 호응하는 일입니다. 실제 최영이 요동 정벌을 추진한 이유 중 하나는 고려 북부 변경지대에서 온 어떤 사람이 요동의 명군이 전부 북원과 싸우러 갔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명은 남옥을 지휘관으로 한 15만 대병을 몽골로 진격시켰습니다.

 

 그리고 음력 4월 12일 포어아해라고 하는 지역에서 북원군과 격돌했습니다. 포어아해는 현재 몽골-만주 국경지대 쯔음으로 비정되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북원군은 말 그대로 괴멸당했고, 북원의 황제는 도주하다가 아리크부카의 후손 중 한명에게 살해당합니다. 남옥의 군대는 당당히 개선했고요.

 

 이로써 북원은 사실상 망했습니다.  사실 뭐 나하추 항복 그 자체만으로도 북원은 망했습니다. 나하추 항복 이후 20만호가 명나라에 자진투항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포어아해 전투 이후로는 무려 60만호가 넘어갔습니다. 북원 잔당 자체는 약하게나마 남아있었지만 이제 그들은 유의미한 세력이 아니었습니다.

 

 ㄴ-C : 명나라의 동원능력.

 

 사실 위의 경우를 봐도 만약 이 상황에서 고려군이 그냥 요동으로 갔다면? 당장이야 어느 정도 잘 나가겠지만 얼마 안 가서 북원군을 괴멸시키고 사기 충전한 남옥의 15만 대군과의 결전은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문제는 당시 명의 동원력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당장 나하추 항복시키겠다고 요동에 20만 대군을 들이밀고 1년후에는 바로 15만 대군을 들이밀었습니다. 더군다나 이후 벌어질 정난의 변에서는 명 조정 자체가 30~50만 대군을 연왕 주체를 때려잡겠다고 투입했습니다. 이런 나라한테 고려가 선빵을 날렸다. 주원장 성격까지 고려하면 한 40만 대군이 서경으로 진격하는 것도 상상해볼만한 시나리오입니다. 이걸 고려가 막을 수 있을까요? 수나라 대군을 막아냈을 때의 고구려는 그래도 550년대의 혼란을 수습하고 나름 내부 정비를 끝내 안정을 한 지 상당한 세월이 지났을 때지만 당시의 고려는 이인임 숙청한지 반년도 안 됬고 왜구들의 깽판이 진정(제압도 아닙니다.)된 것도 몇 년 안 됬습니다. 민생은 개판이었고 이런상황에서 40만을 막을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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