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라는 단어가 의미가 변화되는 과정을 봤다. 그 과정에 한국 현대 문화의 흐름이 보인다. 다음은 나무위키에 서술된 '엽기'의 의미. 獵奇(사냥할 엽, 기이할 기). 말그대로 본래의 뜻은 비정상적이거나 기이한 일에 흥미를 느끼고 찾아다님이라는 뜻이다. 호기심과 비슷하지만 비정상적이고 괴이한 물건, 현상에 끌린다는 뜻의 엽기심이라는 단어도 있다 이 단어가 일본에서 그로테스크와 고어의 의미로 변질되어 사용되다가 의미가 역수입되어 아래와 같은 유행을 거치며 의미가 상당히 희석된지라 한국에선 그리 공포스러운 어감은 아니며 '비상식적인 행위' 를 일컫는 정도로 쓰였다. 그러나 지금도 중국이나 일본 등지의 한자 문화권에서 獵奇/猟奇(일본식 약자)라는 단어는 상당히 섬뜩한 어감을 주기 때문에 주의하자. 당장 일본 구글에서 '猟奇'를 쳐 보면 첫 페이지에 나오는 게 '엽기살인' 이며, 한국에서도 여전히 잔인한 살인상해 사건 등에는 '엽기적인 범죄' 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의미로 쓰였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열풍을 일으킨,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문화 코드. 간단히 말하자면 이상한 합성 사진을 만들어놓고, 뭐든지 '엽기' 라고 딱지를 붙이면서 노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엽기라는 의미는 엽기 문화 코드가 사라지며 다시 원래의 의미로 원복했다. 다음 사례는 의미의 미세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컨텐츠 만든 사람에게 '4차원', '엽기녀'라는 수식어를 써서 칭찬(?)을 했다가 컨텐츠 제작자를 상처입힌 중년층 에피소드다.
어쩌면 2022년 지금 기준에서 악의 없이 잘 쓰이는 유행어들도, 시간이 지나면 차별과 폭력의 뉘앙스가 가미되어 있었음을 사람들이 인지하면서 사어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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